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중진들, 지방선거 포기하고 선거이후 생각하나

6`13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유한국당 차원의 선거운동은 그야말로 지리멸렬하다. 당 대표가 지원유세조차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데다, 당 내부에서도 선거에 전념하기는커녕 방관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더 황당한 것은 큰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 ‘전멸’당할 수 있는데도, 뚜렷한 의지나 해결책조차 없다는 점이다.


홍준표 대표가 자당 후보들의 반발로 유세를 포기한 것은 웃음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홍 대표는 유세 대신에 선거전략 회의를 주재하거나 SNS에 글을 올리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당 후보들은 가뜩이나 불리한 판에 홍 대표가 또다시 막말이나 실수를 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선거 상황에 당 대표가 아무 짓 않고 가만히 있길 바라는 희한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으니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정당이라 할 수 없다.


한국당 일부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길 은근히 바라고 있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홍 대표를 끌어내리고 싶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홍 대표가 망하길 기다리며 선거에 팔짱을 끼고 있는 중진들이 한둘 아니라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벌써부터 선거 이후의 당권교체, 정계개편 등에 관한 논의가 나오고 있으니 선거를 포기했다는 느낌까지 든다. 김무성 의원이 “지방선거가 끝나면 분열된 보수를 통합시키고,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찾아올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두들 ‘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이 있으니 선거에 이길 리 만무하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것은 한국당의 실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특정 정당의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당이 총력전을 펼칠 때지만, 당내 분위기를 볼 때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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