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정이 밥 먹여준다] 구미 문화창작집단 [공터_다]

생활예술을 근간으로 한 사회적 기업
예술과 함께 꿈꾸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

열정이 밥 먹여주는 십시일반(十匙一飯)식 극단이 아니었다.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했다. 기본급에, 필요에 따라 상여금과 정기휴가가 있다는 '기업'이었다. 문화예술을 가공하고 팔고 나누며 매출을 만들어내는 극단, 구미 문화창작집단 '공터_다'는 관용어 '열정이 밥 먹여준다'가 아니라 '정말로 열정을 팔아 수입을 만들었고 그것으로 먹고 산다'고 하면 정확한 곳이었다.

연극
연극 '돈을 갖고 튀어라' 의 한 장면

◆열정은 밥이 됩니다

배우들은 '비하인드(Behind)'라는 연극을 연습 중이었다. 초등학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대였다. 피터팬의 후크 선장, 백설공주의 계모 왕비, 흥부놀부의 놀부 등이 주요 배역이었다. 악역을 맡은 자들의 시각으로 각자의 재능을 발견해 뽐내게 되는 과정을 표현한 무대였다. 시각이 독특한데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극치고 완성도가 높았다. 대본을 누가 썼을지 궁금했다.

그런 궁금증도 잠시. 배우들의 나이대가 어리다는 게 더 눈에 들어왔다. 다른 지역 극단에 비해 젊은 배우들이 많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청소년부터 중년층까지 선수층이 두터운 것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생활예술이 구미를 기반으로 한 지역에 스며든 것이었다.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꿈다락 문화학교'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연극동아리'를 운영해 연기체험은 물론 감정 소통, 나아가 지역문화연대를 노린 것이었다. 초·중학생 때부터 시작한 연극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지는, 스포츠로 치면 일종의 '팜(Farm) 시스템'이기도 했다.

'비하인드'도 여기서 탄생한 연극이었다. 아이들의 눈으로 조각조각 써내려간 대본이 그들 사이에서 재구성돼 무대에 오른 것이었다. 다양한 나이대의 참여에 대해 김영심 기획팀장은 "구미는 젊은 도시다. 학부모들도 젊다. 자발적 참여도가 높은 곳"이라고 했다.

연습을 마친 배우들과 잠시 얘기를 나눴다. 체계적으로 보이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어서 무대가 도드라져 보인다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어떤 무대든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이 매년 공연하는 주요 무대에는 중학교 강당, 어린이집 마룻바닥이 포함된다고 했다.

◆구미 문화창작집단 [공터_다]의 자기소개

(사)문화창작집단 [공터_다]는 사회적 기업 및 전문예술법인이다. 1986년 극단 '현장'이란 이름으로 창단해 1998년 극단 '구미무대'로, 2001년 '구미레파토리'로 개명했다. 2011년 현재의 법인을 설립해 8년간 이어오고 있다.

[공터_다]는 공연제작사업, 예술(연극)교육사업, 축제기획사업, 국제교류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삼는다. 예술콘텐츠 제작 및 관련 프로젝트를 개발·보급함으로써 일반인과 취약계층에 보다 질 높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주고 창의적인 예술창작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술과 함께 꿈꾸는 행복한 세상만들기'라는 비전으로 생활예술(연극)의 저변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연예술이 어우러진 사회를 만드는 게 목표다.

구미시 원평동 금오시장로 4번지 지하에 있는 소극장 [공터_다]와 상상공간 [날_DA]를 거점으로 삼고 있다.

소극장 [공터_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자 놀이터란 의미다. 2004년 개관한 소극장이다. 100석 규모의 객석과 무대(8m X 8m)로 구성돼 있다. 상상공간 [놀_다]는 우리가 그리는 문화예술의 꿈을 실현하며 세상과 만나는 공간이란 의미다. '꿈의 실현'이라는 키워드로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의=054)444-0604.

'2017 느낌, 극락같은 공연'을 마친 뒤 단원들의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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