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진 가운데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역대 선거에서 '텃밭'으로 여겨온 대구경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자 '여론 왜곡'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나섰다. 여론조사가 실제 유권자들의 투표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여론조사 신뢰성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실제 체감하는 민심이 그대로 여론조사에 반영됐다고 주장하는 한편 야당은 민심과 동떨어진 결과라며 반발했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론조사 방식과 기법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과학적으로 발전했다"며 "선거를 치러본 사람으로서 대구는 지난 지방선거, 총선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변하고 있다. 이미 민심이 난리가 났는데 한국당은 조작 타령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민주당이 대구에서 이기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역대 가장 큰 오류"라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대구경북은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이 심한 지역"이라며 "지난 정권의 탄핵 이후 부정확도가 더 높아져 현장과 굉장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했을 때 2010년에는 3곳, 2014년에는 4곳에서 1-2위가 뒤바뀌었다"며 "이번에는 그 이상으로 뒤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여론조사가 민심을 반영하는 바로미터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표본과 방식에 따른 오차는 생길 수 있으나 신뢰도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강형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여론조사 기관에 대한 신뢰까지 부정하는 건 위험하다"면서 "오차는 분명히 존재하고 유권자들의 마음도 100%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여론 왜곡이라는 말은 정치적 공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1, 2위 후보 격차가 4~5%포인트(p)라면 결과는 뒤집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몇 달전부터 여론조사 결과가 대체적으로 일관되게 나왔다. 일관성은 단기간에 바꾸기가 불가능하다. 여론조사 결과를 신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물론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이 7일부터 시작된 만큼 선거함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진국인 미국의 지난 대선 여론조사에서조차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뒤처졌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며 "결국은 끝까지 가봐야 민심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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