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단지 "대형견 소음 피해" vs 농장주 "멧돼지 피해 막아야"

북구 사수동 아파트단지와 인근 농장 갈등, 북구청 "법적 문제 없어"

대구 북구 사수동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인근 농장에서 키우는 개가 짖는 소음 탓에 피해가 크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농장 주인은
대구 북구 사수동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인근 농장에서 키우는 개가 짖는 소음 탓에 피해가 크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농장 주인은 "소음을 일으키는 일부 개를 조만간 처분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북구 사수동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인근 농장이 개 소음을 두고 농장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와 가까운 농장에서 개가 심하게 짖어 피해가 크다고 주장하는 반면, 농장주는 멧돼지 피해를 줄이려면 개를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주민들과 농장측의 갈등은 지난해 1월 농장 인근에 1천2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아파트 외곽 산책로에서 100여 m 떨어진 농장에서 멧돼지 피해를 막으려 대형견 2마리를 키우기 시작한 것. 두 마리였던 개는 현재 20마리로 불어났고, 지난해 말에는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등 갈등이 심화됐다.

주민들은 개 짖는 소리로 때문에 불안에 떤다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주변 근린공원이나 산책로를 걸으면 대형견 특유의 묵직한 짖는 소리에 자주 놀란다는 것이다. 주민 강모(54) 씨는"산책로를 걸을 때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에 위압감을 느낀다. 여성이나 어린이, 노인은 더욱 무섭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밤이 되면 집 안에서까지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소연했다. 한 주민은"산짐승 때문인지 밤이면 개들이 훨씬 심하게 짖는데 사방이 조용한 동네여서 더욱 크게 느껴진다. 날씨가 더워져도 창문을 못 열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농장주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농장주 박모(68) 씨는 "멧돼지 때문에 농사를 망치는 일이 잦아 울타리를 치고 개를 키우고 있다. 농작물 피해를 막을 다른 방법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개를 없앨 순 없다"면서 "다만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서너마리만 남기고 나머지는 이달 말까지 분양하겠다"고 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농장이 개발제한구역 안에 있지만 상수원보호구역 등 가축사육제한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 동물 울음소리는 소음관리법에 의한 규제 대상이 아니다"며 "농장주가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개를 기르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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