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대구 북갑)이 인천 비하, 일명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 파문 후폭풍으로 자진 탈당을 결정했다. 한국당으로서는 6·13 지방선거 직전에 터진 악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중징계 선택이 불가피했던 터라 정 전 대변인이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자신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정 전 대변인은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오늘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전 대변인이 막말 논란으로 당 대변인 직을 사퇴한 지 이틀만이다. 한국당에 따르면 탈당계는 제출 즉시 효력이 발휘되므로 이날부터 정 전 대변인은 무소속이 됐다. 또한 국회에서 한국당 의석수는 114석에서 한 석이 줄어든 113석이 됐다.
이와 함께 정 전 대변인 징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열 예정이던 당 윤리위원회도 열리지 않았다. 정 전 대변인이 더 이상 당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한 의원은 "9일 일각에서 '당이 나서서 징계하기 보다는 정 전 대변인이 결자해지(結者解之) 할 기회를 주자'는 견해가 지도부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정 전 대변인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에 살던 사람이 양천구 목동에서 잘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 남구 쪽으로 간다"고 말했다. 또 "지방에서 생활이 어려워 올 때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은 서울로 온다. 그렇지만 그런 일자리를 갖지 못하지만 지방을 떠나야 될 사람들은 인천으로 온다"며 "인천이라는 도시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 일로 당 내외에서 정 전 대변인과 한국당 지도부를 향한 압박이 거셌다. 10일 오전 유정복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인천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이 함부로 인천에 망언을 내뱉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비겁하게 숨지 말고 자신의 망언에 대해 인천시민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홍일표·안상수·민경욱·정유섭 의원 등 한국당 소속 인천 지역구 의원들도 함께 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인천과 부천 의원들도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대변인과 한국당을 압박했다. 바른미래당은 지역차별망언특별대책위원회를 꾸려 정 전 대변인과 홍 대표의 직접 사과가 있을 때까지 단식 선거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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