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아이 사타구니에 작은 덩어리가 발견된다면? 소아 탈장 의심을

응급 수술 아니라도 가급적 빠른 진단과 수술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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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늘 어머니의 사랑에 목마르다. A씨가 잠시 일을 쉬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5살 난 아들과 보내는 하루하루는 그에게도 인상 깊은 경험이다.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보니 새로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픈 아이를 챙기는 일만 해도 그렇다. 며칠 전 그는 아들을 목욕시키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이의 오른쪽 사타구니에 조그맣게 튀어나온 덩어리를 발견했다. 혹시나 싶어 찾은 병원에선 서혜부 탈장 진단을 내렸고, 초음파 검사 후 수술을 받아야 했다.


◆소아 탈장은 대부분 선천성으로 우연히 발견돼


태아가 자궁 속에 있는 초기 무렵엔 고환(난소)이 태아의 뱃속에 있다. 태아가 성장하면서 고환이 서혜부(사타구니)를 타고 내려와 음낭에 자리를 잡는다. 이때 고환이 내려온 길이 막히지 않고 남아 있다가 장이 내려올 경우 서혜부 탈장이라 한다. 반면 성인의 탈장은 배를 둘러싼 근육이 약화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소아 탈장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이 없이 울거나 뛰어놀고 난 뒤 등의 복압이 증가해 튀어나온 덩어리가 발견되곤 한다. 물론 탈장 부위의 통증, 복통, 탈장 부위의 융기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 감돈(복강 내 장기가 탈장 구멍으로 나와 끼어 있는 상태)이나 괴사(이렇게 끼어 있는 상태로 혈류가 차단돼 장기가 썩는 상태)인 경우엔 심한 통증, 복부 팽만, 구토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복강 내로 환원되는 서혜부 종창(부어오른 덩어리)을 발견하거나 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음낭 수종, 고환 염전(고환의 비틀림), 서혜부 림프절염 등과 구별해야 한다. 응급 수술은 아니지만 되도록 빨리 수술해주는 게 좋다.


전신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아마취의가 있는 병원에서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 성인의 경우와 달리 근육의 문제가 아니어서 탈장낭만 제거하고 입구를 막으면 된다. 피부는 하복부의 가장 깊은 피부 주름선을 따라 약 1㎝ 절개하고, 수술 후 피부 아래로 봉합해 상처가 거의 남지 않게 한다. 상태에 따라 수술한 당일이나 하루 뒤 퇴원해도 된다. 퇴원 후에는 수술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성인 탈장은 예방하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지만 소아 탈장은 선천성이므로 발견되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서혜부 탈장은 비교적 간단히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지만 드물게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 생명이 위험해지는 염려도 있을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의심이 되면 될 수 있으면 속히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성인 탈장과 달리 소아 탈장은 선천성이다. 발견되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소아 탈장은 비교적 간단히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다만 드물게 치료 시기를 놓쳐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다. 소아 탈장이 의심되면 되도록 빨리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소아 탈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아이가 어린데 좀 더 기다렸다가 수술하면 안되나?


과거에는 아기가 너무 어린 경우에는 만 1세까지 기다렸다가 수술하도록 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탈장이 심해져 통증이 심해지거나 복강 내 장기의 감돈 및 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고려해 되도록 빨리 수술하는 걸 권장한다.(특히 심한 감돈이나 괴사라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서혜부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가 있다가 없어졌고, 초음파 검사에서도 발견이 안되면 수술할 필요가 없지 않나?


서혜부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를 분명히 확인했다면 초음파 검사와 상관없이 수술해주는 것이 좋다. 탈장의 크기가 작고 초음파 검사 시에 속으로 쏙 들어가 있으면 검사 때 안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진찰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함이고, 탈장이 의심되는 부위의 반대편에 탈장이 있는지 확인하는 목적도 있다.


-서혜부 탈장과 감별 진단해야 할 질환인 음낭 수종은 바로 수술해야 하나?


음낭 수종은 탈장과 달리 탈장낭의 일부분이 막혀 속에 물이 들어 있는 물주머니다. 생후 만 1세까지 경과를 관찰하면 약 70% 정도에서 주머니 속의 물이 주위로 흡수되고 수술하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 그 이후에도 계속 크게 남아 있으면 고환으로 가는 혈류를 방해해 고환의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해주는 것이 좋다.


-수술적 치료 후에 다시 재발할 수도 있나?

주대현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
주대현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

재발할 수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다. 수술한 부위의 반대편(예를 들면 우측 서혜부 탈장을 수술한 경우 좌측 서혜부)에 다시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술 전 초음파 검사를 시행, 양측을 모두 확인한다. 양측에 발생하는 경우도 약 10% 정도 되는데, 진찰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양측 서혜부 탈장으로 진단되면 마취 후에 양측 모두 수술한다.


-소아 탈장이 선천성이면 왜 태어난 직후에 발견되지 않고 이후에 보이는 경우가 있나?


소아 탈장이 있어도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외부에서 봐도 잘 파악할 수 없다. 그러다 크기가 커지면서 발견되는 것이다.


도움말 주대현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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