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게 지내시는 시설 어르신들에게 재능기부로 음악 봉사를 하고 있어요. 더불어사는 세상에 한알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대구 평리동 열린요양병원 휴게실에 생신을 맞은 어르신 30여 명이 의자나 휠체어에 앉아 있다. 예쁜 옷차림을 한 가수 10여 명이 무대에 나왔다.
"어머님, 아버님 보고 싶었어요." 가수들은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고 생신 축하곡을 불러주었다. 케이크를 자른 뒤 본격 축하공연이 시작됐다. 트로트 가수의 노래가 울려퍼지자 휴게실은 금세 즐거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가수들의 노래에 이어 어르신 장기자랑도 펼쳐졌다. 88세 한 어르신은 월남전우회 복장을 하고 나와 옛노래 2곡을 뽑았다. 마지막엔 가수 모두가 나와 메들리곡 '찔레꽃' '개나리 처녀' 등을 열창했다. 어르신들도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공연은 1시간 정도 진행된 뒤 끝났다.
가요사랑봉사단의 활동은 1999년 시작됐다. 방송 주부가요열창 입상자 40여 명이 가요 모임을 결성했다. 2007년 모임이 해산된 후 2008년 멤버 10여 명이 뜻을 모아 시설 어르신에 음악 봉사를 위해 창단했다. 회원들은 나이 50~70대로 가수, 민요, 마술 등 재능을 가지고 있다. 회원 상당수는 노래교실 강사를 하는 수준급이다. 공연 경비는 십시일반 거둬 사용하고 있다.
가요사랑봉사단은 매월 2회 공연을 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열린요양병원을 찾아 6년째 어르신 생신잔치 음악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공연 때 떡, 수박을 마련해 어르신들에게 제공한다. 특히 5월 가정의 달이나 설'추석 명절에는 마술, 민요 등 특별공연을 선사한다. 비정기적으로 요양시설, 중증장애인시설 등을 찾아 공연하고 있다. 5월엔 칠곡 미소노인복지센터에서 공연을 펼쳤다.
"요양원에는 마음 아픈 환자가 많아요. 교통사고로 다리를 사용 못하는 40대 젊은이, 뇌출혈로 뇌가 어린 아이처럼 바뀐 60대 어르신 등도 계셔요. 봉사하면서 건강의 소중함도 다시 한번 생각했어요."
가요사랑봉사단은 매년 10월 시민 음악행사도 열고 있다. 동신교~수성교 신천둔치에서 10년째 신천사랑 시민 애창 가요제를 개최하고 있는 것. 시민 100여 명이 출연하고 입상자에겐 시상도 한다.
10년째 단장을 맡고 있는 강민(63) 씨는 봉사열정이 각별하다. 공연 봉사에 자신의 음향기기를 가지고 간다. 노래강사 경력 8년째인 강 단장은 매년 5~10월 신천둔치에서 매주 1, 2회 산책 시민들을 위한 미니 노래교실을 열고 있다. 아내와 함께 틈틈이 복지관 배식봉사도 하고 있다. 마술사인 백종기 회원은 주머니 마술 등 20가지 마술 기술을 갖고 있다. 김윤배, 도재임, 강영희 회원은 왕성한 현역 가수 활동을 하고 있다. 고문 김영광 회원은 10년간 물심양면 으로 봉사단을 도와주고 있다.
강민 단장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돈이 전부가 아니다. 요양원에 있는 어르신들은 우리들의 자화상이고 우리 부모같은 분이다. 힘이 닿는 데까지 회원들과 함께 재능기부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알립니다=지역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숨은 민간 봉사단체를 지면에 소개해드립니다. 공연, 무료급식, 이미용, 물품나누기, 집짓기, 재능기부 등 순수한 봉사단체라면 가능합니다. 연락처 010-3510-7216, 메일 dotory125@msnet.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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