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자유한국당 참패 구도 속에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권영진이철우 두 후보를 대구시와 경북도의 수장으로 각각 선택했다. 권영진·이철우 당선인은 보수의 텃밭이라는 대구경북에서 유권자 선택을 받음으로써 4년간 대구시와 경북도의 발전을 이끌 막중한 소임과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권영진·이철우 두 당선인의 앞날이 결코 녹록하다고 볼 수는 없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난제성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민주당 집권 현 정부 아래에서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의 핸디캡도 결코 작아 보이지 않아서 그러하다.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으로 앞으로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유한국당의 지원 사격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스스로의 역량과 노력만으로 중앙 부처와의 소통 루트를 확보해 지역 이익을 도모해야 할 외로운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야기될 정치적 지형 변화에 효과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의 공조 구축이 더욱 절실해졌다. 2016년 2월 경북도청이 안동 예천으로 이전한 뒤 많이 느슨해진 대구시와 경북도의 유대·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데 두 당선인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대구국제공항 이전과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처럼 대구와 경북의 이해관계가 걸쳐져 있는 대형 이슈를 원만히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이인삼각 플레이가 중요하다. 만약 두 지자체가 소지역주의 경쟁심리에 빠져 각개 플레이를 한다면 지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권 당선인은 대구공항 이전 추진으로 인해 분열된 시민 여론을 수습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고, 취수원 이전 추진 과정에서 야기된 구미시와의 갈등도 추슬러야 한다. 이 당선인 역시 의성군과 군위군이 경쟁하고 있는 대구공항 이전지 결정에서 중재자를 넘어 촉진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해묵은 숙원인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심판이 아니라 당사자라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두 당선인은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많은 연구와 공을 들여 공약을 만들고 유권자들에게 내놓았다. 하지만 개중에는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공약과 예산 확보가 불투명한 항목들도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두 당선인은 백화점식 공약들을 재점검한 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도정의 중점 어젠다를 다시 가다듬어 지역 발전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잘 이끌기 위해서 적재적소 인물 기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혹여나 논공행상 차원에서 선거에 도움을 준 인사들을 시청 및 도청 내 요직에 배치하거나 산하기관장으로 낙하산식으로 내려보내달라는 청탁과 압력, 유혹이 있다면 과단성 있게 떨쳐내야 한다.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두 사람은 역대 어느 대구경북의 단체장보다 신발끈을 더 팽팽히 조여 매고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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