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라언덕] 이철우 당선인에게 바란다

모현철 경북부 차장
모현철 경북부 차장

치열했던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경상북도지사 선거에서는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 당선인에 대해 경북도민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갖고 있다.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2명의 경북도지사는 모두 행정가 출신이었다.

이 당선인은 행정가이면서 3선 국회의원인 정치인 출신이다.

진보 진영이 우세한 정치 지형 속에서 야당 도지사로서 중앙정부와 관계 설정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반면 경북도 부지사 출신으로 도정을 잘 알고 있고 정치인다운 뚝심으로 중앙정부에 경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것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도 있다.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이 당선인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경북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환동해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환동해권 시대가 도래하면 동해를 끼고 있는 남북한과 일본, 중국 동북부, 극동 러시아는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진다.

이 당선인은 환동해지역본부 제2청사 격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는 도청신도시 등 북부권의 동의를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환동해권과 도청신도시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제2청사 건립의 명분이 생긴 만큼 경북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아울러 해양 교역의 중심에 경북이 우뚝 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당과의 연정도 고려해볼 만하다. 제2청사의 장을 부지사급으로 하고 여당 인사를 부지사로 채용해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미적거리다가는 여당 소속인 최문순 도지사가 있는 강원도에 환동해권 시대 주도권을 뺏길 우려도 있다.

이 당선인은 경북문화관광공사와 경북농산물유통공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경북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은 모두 30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경북관광공사와, 경북농산물유통공사는 경북통상과 기능과 역할이 중복된다. 새로운 공사 설립은 기존 출자출연기관의 기능 중복 문제를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기존 공사의 통폐합 없이 또다시 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자리를 위해 만든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탈원전 문제도 당선인이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다. 이제까지는 경북도가 탈원전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울진과 영덕 등 신규 원전 건설이 무산된 동해안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가 공존하는 융합 에너지 클러스터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원전 건설이 예정된 당초 부지에 친환경 에너지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원자력해체연구소 유치를 서둘러야 한다.

김관용 도지사는 12년 재임 기간 동안 도정을 추진하면서 명분을 중시했다. 실크로드 프로젝트, 경주문화엑스포 개최, 낙동강호국평화벨트 추진 등 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 정책을 꿋꿋이 펼쳤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경북도의 정체성과 관련된 정책에서 한발 더 나가 실질적이고 실리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도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올인해야 한다. 경북의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청년들의 유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12년 만에 경북도의 수장이 바뀐다. 기대와 불안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이 당선인이 변화에 대한 기대와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불안감에 대해 완급 조절을 잘하기 바란다. 이 당선인이 300만 도민을 위해 공무원들과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에 세우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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