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당국이 군사분계선(MDL)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핵·미사일 못지않게 수도권을 위협하는 강력한 재래식 무기로 꼽히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빼낸다면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복수의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MDL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가 회담 의제로 올랐다.
남측은 4·27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의 여러 안을 제안하면서 이 가운데 하나로 북한 장사정포를 MDL에서 30~40㎞ 후방으로 철수하는 안을 북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와 함께 장사정포의 후방 철수를 전쟁 위험의 실질적인 해소 대책으로 제시한 것으로 관측된다.
MDL 인근 북측지역에는 1천여 문의 각종 포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 중 사거리 54㎞의 170mm 자주포 6개 대대와 사거리 60㎞의 240mm 방사포 10여 개 대대 330여 문이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북측은 '상호주의'를 내세워 남측과 주한미군도 동일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도 우리측 안에 대해 일단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우리 측의 155㎜ 자주포와 주한 미 2사단 예하 210 화력여단의 다연장로켓(MLRS)과 전술지대지 미사일(ATACMS), 신형 M1에이브럼스 전차 등을 상호주의 차원의 전력으로 꼽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소식통은 "남북 군사당국이 북한 장사정포 후방으로 철수 문제를 군사회담 의제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후속 군사회담에서 이 문제를 계속 심도 있게 협의하자는 데 양측이 공감대를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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