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검찰청의 은행권 채용비리 중간 수사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김경룡 대구은행장 내정자 선임 문제를 보름째 연기 중인 DGB금융그룹에 긴장감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은행 채용비리를 수사 중인 대구지검이 18일 별도 수사브리핑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산시 공무원 자녀의 대구은행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김 내정자의 연루 여부에 대한 '답'이 나올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대검은 전국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12명을 구속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대구은행은 박인규 전 행장을 포함해 8명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행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7차례에 거쳐 시험점수를 조작하는 방법 등으로 채용비리를 저지르고 관련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발표에선 기소 여부가 가려지지 않고 수사 중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DGB그룹 안팎에선 18일 예정된 대구지검의 채용비리 수사 브리핑에서 경산시 공무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2013년 경산시 금고를 유치하면서 담당 공무원 아들을 부정 채용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갖고 김 내정자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DGB는 지난 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당초 4일로 예정됐던 은행장 선임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잠정 연기했다. 신임 행장 선임을 강행했다가 혹시 입게될 그룹의 리스크를 의식해 '의혹이 해소되는 시점'으로 주총 시기로 미룬 것이다.
김 내정자에 대한 의혹 해소 여부가 현재로선 검찰 수사에 달렸다는 점에서 DGB 측의 답답함은 더하는 분위기다. DGB는 12일 김 내정자를 비롯한 임원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면서 김태오 신임 지주 회장의 인적 쇄신 동력을 확보했지만, 행장 내정자 선임이 미뤄질수록 그룹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오는 9월 말 시한인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속행해야 하는 마당에 CEO 리스크 해소는 시급한 숙제다.
18일 대구지검 수사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 연루 의혹이 해소되면 대구은행은 주총일을 다시 잡고 행장 선임 절차를 밟겠지만, 그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또다시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거나 지주 회장이 당분간 지주와 은행을 함께 끌고가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사회에선 검찰이 경산시 공무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속히 답을 내려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DGB 한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하루빨리 은행장 공백 사태가 해결되고 신임 회장 취임으로 마련한 개혁의 동력을 실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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