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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21일부터 2박 3일간 러시아 국빈방문 - '포스트 북미정상회담' 조치에 본격 시동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방문한다. 우리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 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리는 정상외교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으로 비핵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것은 문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당사국으로서, 중국과 함께 여전히 북한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작지 않다.  

월드컵 개막식 참석차 러시아를 찾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환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월드컵 개막식 참석차 러시아를 찾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환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월드컵 개막식 참석 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 대통령에게 긍정적 대목으로 해석된다. 비핵화 이슈를 고리로 냉전체제 극복 등에 한러 정상이 머리를 맞댄다면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과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경제협력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7일 "러시아와의 경협 문제, 비핵화 문제는 서로 맞물린 이슈"라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순풍을 탄 만큼 이에 대비한 실질적 협력 방안도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방문했을 때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신북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가스와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분야 등 '9개의 다리'를 놓는 '나인브릿지 전략'을 소개하면서 동시다발적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 무드가 무르익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은 양국 간에 논의돼 온 경제협력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금강산이나 원선·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 개발하고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경제권 벨트 구축 같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또 한국시간 23일 자정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열리는 한국과 멕시코의 월드컵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들을 격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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