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정복지센터가 어려운 이웃을 직접 찾아갑니다

대구시, 상시 복지사각지대 발굴 사업 펼친다

# 대구 달서구 상인동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조모(51) 씨는 장기간 청소를 하지 않은 채 집 안팎에 쓰레기를 방치하며 살아 이웃 주민이 행정복지센터에 이곳 청소를 부탁할 정도였다. 이에 달서행복지역자활센터가 조 씨 집에 방문해 집안에 가득하던 쓰레기를 버렸고 적십자회원들과 함께 이틀간 집안 대청소, 방역서비스를 제공했다.

행정복지센터는 또한 달구벌 희망급여와 공무원 1% 나눔으로 조 씨가 체납한 임대료와 도시가스 요금을 지원해줬다. 한 번 관리를 받은 조 씨는 이후 현재까지 임대료와 도시가스를 체납하지 않으며 집 안팎도 깨끗하게 유지한 채 생활하고 있다.

# 수성구 만촌3동 한 빌라 지하주차장에서 생활하던 노숙인 김모(50) 씨는 한 주민이 위생상 문제와 건강 우려 등을 이유로 행정복지센터에 신고하면서 처지가 알려졌다. 구청과 행정복지센터가 그에게 상담과 사회복지 서비스를 추천했으나 김 씨는 완강히 거부했고, 상담 약속을 잡더라도 연락을 끊거나 잠적하는 등 도움을 피하기 일쑤였다.

여러 차례 이어지는 상담 끝에 김 씨는 담당 사례관리사에게 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사례관리사는 지역민 후원금과 긴급지원금을 통해 거주지를 마련해줬다. 아울러 민간복지기관에 의뢰해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을 지원하고 보일러 난방유를 제공하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김 씨는 기초생활 수급 자격 심사를 밟고 있으며,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고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도 함께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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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찾아주세요, 찾아갑니다' 캠페인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행복동구복지기동대 관계자들이 한 주민의 주거환경 개선 작업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생계곤란, 장애·질병을 겪고 있거나 돌봄이 필요한 이웃, 학대받는 이웃을 찾아가 도움주는 '찾아주세요, 찾아갑니다' 캠페인을 펼친다. 지난 2014년 서울 송파 세 모녀 사망 사건, 구미 원룸의 부자 사망 사건 등은 복지사각지대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나 고독사가 발생하는 일을 예방하고 이웃에 대한 시민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함이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주위 어려운 이웃을 행정복지센터나 달구벌 콜센터(053-120)로 제보하면 공무원이 직접 찾아가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교에 장기 걸석하는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가정방문도 실시하며 각종 고지서가 오랜 기간 방치된 가구 역시집중 방문 대상이다.

대구시가 주민 제보를 받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는
대구시가 주민 제보를 받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는 '찾아주세요, 찾아갑니다' 캠페인을 벌인다. 대구 한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마을 어르신을 방문해 상담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복지정책을 알리면서 관공서의 문턱도 낮춰 누구든 쉽게 생활고를 상담하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제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대구 총 139곳 읍면동 주민센터 가운데 117곳을 행정복지센터로 전환하고, 그 가운데 111곳에 맞춤형복지팀을 신설했다. 맞춤형복지팀은 각 읍면동 당 월 평균 306건의 방문상담을 실시해 전국 평균(월 68건)의 4배가 넘는 성과를 나타내며 어려운 이웃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만의 특화 사업인 '동의(洞醫)보감'도 등장했다. '읍면동이 의료까지 찾아가서 보듬는다'는 뜻의 감동복지 정책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복지행정을 담당하는 사회복지공무원의 의학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 사업, 민간 복지기관과 협력하는 합동사례회의 등을 열고 있다. 달구벌 복지허브스쿨을 열어 주민들의 복지참여를 위한 교육도 벌인다. 올해는 대구시의사회와 협력해 '우리동네 주치의 사업'을 시작, 저소득층 건강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 같은 현장중심 복지를 실현하고자 대구시는 전기자동차 137대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보급했다.

대구시는 시민 참여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지역사회의 연대성이 약화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역과 이웃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대구시가 '찾아주세요, 찾아갑니다' 캠페인을 펼친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는 평소 지나치던 이웃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지자체에 제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혼자 사는 이웃이 생계곤란을 겪을까봐, 지하주차장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건강이 악화할까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김재동 대구시 복지정책관은 "더불어 잘 살아가는 복지대구를 만들기 위해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강화와 함께, 이웃사랑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제보해 주시면 행정복지센터가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드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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