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행복북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행복예술아카데미 특강에 작곡가 임우상(계명대 명예교수) 씨가 명사로 나섰다. '행복찾기'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그는 80이 넘어 백발이 성성한데도 호쾌하고 건강했다. 한평생 음악을 곁에 두고 산 임우상 씨의 행복론을 열쇳말로 정리했다.
◆음악과 삶
음악과 삶의 연결고리를 물으니, 임우상 선생은 플라톤 말을 인용한다. "몸은 공기가 있어야 살 수 있고 마음은 음악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음악이란 누군가의 특별한 취미나 기호가 아니다. 일상을 살고 삶을 호흡하는 데 필요한 양식이다. 작곡가이기 전에 마음을 지닌 사람이기에 음악은 그 자체로 필요하다고 그는 단언한다.
◆대구, 항상 행복한 도시
대구는 유난히 음악과 친한 도시다. 동요 〈동무 생각〉 작곡가 박태준과 최초 오페라 작곡가 현제명이 나고 자란 곳이요, 국제 오페라 축제와 국제 뮤지컬 축제를 매년 개최하는 곳도 대구다. 2017년엔 유네스코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되어 국제적으로 그 명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사시사철 음악이 흐르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바로 이곳에서 그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싱긋 흐뭇해한다.
◆자연과 상상이 곧 작업 재료
〈달구벌 찬가〉와 〈낙동강〉, 〈팔공산〉 등을 작곡한 그는 음악적 영감을 자연과 상상력에서 얻는다고 했다. 365일 하루도 구름 모양 똑같은 날 없고 바람세기 조차 강약이 다르다. 미세하게 다른 자연 풍광을 보며 울림을 얻고 사계절 변하는 하늘과 나무 색채를 보며 선율을 잇는다. 산책로를 걷다 무심코 떠오르는 상상을 곡에 녹여내기도 한다는 그.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에겐 시선 닿는 모든 것이 음악 재료가 된다.
◆동요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그가 피아노로 〈오빠 생각〉을 연주했다. 17세 학생부터 70세 노인까지 모든 관객이 자연스레 가사를 읊었다. 동요만의 매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그 광경 자체가 답이 되지 않을까. 전 연령층을 아우르고 시대를 초월해 모든 사람을 아이로 만든다는 점은 다른 장르가 갖지 못한 동요만의 특기다.
음악이 곧 인생인 임우상 씨 삶을 보고 들으니 행복에 대한 지론 하나가 떠오른다.
"행복은 OO다. 행복의 정의는 저마다 다르다. 하나 '음악'이라는 요소를 가미하면 그 행복이 배가 된다는 사실만큼은 만인에게 똑같지 않을까."
80분 남짓 음악과 함께한 모든 이의 시간은 분명히 조금 더 행복했다.
행복예술아카데미 명사 초청 특별 강연은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문의 및 안내: 전화 053-320-5120, 홈페이지 www.hbcf.or.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매일신문 디지털 시민기자 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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