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6·1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주의 정치나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가 이제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인 지난 14일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자만 않고 국민만 보며 나아가겠다'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긴 했지만, 직접 육성으로 선거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당이 압승한 6·1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그런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 모두와 내각이 아주 잘 해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두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지지에 답하지 못하면 현 정권에 대한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것은 선거 압승 공신으로 '청와대와 내각'을 지목하면서도 선거의 실질적인 주체인 더불어민주당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역주의 정치, 분열의 정치 구도 속에 기득권을 지켜나가는 그런 정치도 이제 계속될 수 없게 됐다.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 목표를 이룬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고, 3당 합당 후 30여년 세월 동안 많은 사람이 눈물 흘리며 노력한 결과"라며 "다른 지역에서 정치하는 분들은 덜 실감할지 모르지만, 나는 지역주의 정치와 색깔론에 의지하는 분열의 정치를 벗어나야 우리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일부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기 때문이라거나 대통령의 개인기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지만 온당치 못한 얘기"라며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뭔가 잘했다면 이는 청와대 비서실, 문재인 정부 내각이 잘했다는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3가지 자세를 주문하고 싶다"며 "첫째는 역시 유능해야 한다. 둘째는 늘 강조하듯 도덕성이다.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태도"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날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진행 상황 전체를 청와대 전 직원에게 처음으로 생중계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가 열리기 전 출입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수보회의를 영상중계 시스템을 통해서 청와대 전 직원에게 공개한다"며 "실시간 중계로 국정철학과 대통령 지시사항, 논의 내용을 폭넓게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직원들은 자기 책상에 있는 컴퓨터의 업무관리 시스템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청와대 직원들에게 공개된 수보회의 전 장면을 이후에라도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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