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혁신 노력 엿보이나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중앙당을 해체하겠다고 전격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 권한대행이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수습책으로 충격적 요법을 제시했지만, 국민 앞에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다.


김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중앙당 해체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당직자 전원 사퇴, 중앙당 해체와 혁신을 위한 ‘구태 청산 태스크포스’ 가동 등도 밝혔다. 이 혁신안은 외형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허점이 적지 않다.


김 권한대행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 해체 선언이 아니라 원내 중심 정당으로 가겠다는 말이다. 기능을 슬림화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말을 바꿨다. 그렇다면 중앙당 해체 선언은 외형적 의미와 실질적 내용이 완전히 다른 ‘말장난’ 수준에 불과해 실망스럽다. 많은 의원들이 해산 혹은 해체를 통해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음을 볼 때, 이 혁신안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당명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알맹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이 혁신안은 김 권한대행이 당내 논의 과정 없이 발표한 것이어서 향후 의결기구를 거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 정도 수준의 혁신안조차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 한국당의 미래는 기대할 것이 없다. 일부에서 혁신안의 절차 문제를 들먹이며 자신 혹은 계파 기득권을 챙기려는 모습까지 엿보이니 한심스럽다.


앞으로도 한국당에 갖가지 혁신안과 수습책이 쏟아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을 외면한 이유를 찾아 변화와 혁신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