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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G 일시 중단' 전문가 분석…한미 연합훈련 언제든 재개 가능, 北 후속 이행 여부 중요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표… 대구경북 전문가 진단

한미 군 당국은 올해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북미 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부는 19일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 UFG 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했다"며 "추가적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 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UFG 연습 일시 중단은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이뤄졌다.

매년 8월 하순 열리는 '워게임(war game)'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인 UFG 연습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대표적인 한미 연합훈련 중 하나다.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으로 시행하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1968년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을 통합, 컴퓨터 워게임 기법을 적용했다. 2008년부터 UFL 연습에서 UFG 연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UFG 연습에는 매년 정부 행정기관과 주요 민간 동원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함대 사령부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미군, 전시증원 미군 전력이 참가한다. 작년 UFG 연습에는 미군 1만7천500명(해외 증원군 3천명 포함)이 참가했다.

한미 국방부는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또 다른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 여부를 보고 실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 경 영남대 군사학과 교수... "북한 비핵화 압박위한 수단"

'유예'는 군사적으로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앞당기기 위한 '조건부 유예'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 볼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후속 이행 조치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가능성도 남겨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

향후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이 중단·축소되더라도 결국은 '유예' 수준이다. 한미동맹은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했듯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문제다. 한미동맹이 흔들린다는 등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연합훈련의 중단이나 연기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미사일발사장 폐기 등의 조치와 비슷하다. 북한의 핵은 한 발도 없어지지 않았고 한미 연합훈련 역시 없어진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주둔과 훈련에 대한 비용 언급도 그의 비지니스적 접근으로 남북한을 살짝 흔들기 위한 발언이지 본질을 훼손한 것은 아니다.

북한에 시급한 것은 정치군사적 자산 획득이 아니라 경제제재 완화나 해제이다. 가시적 핵 포기없이 제재 국면은 계속된다고 할 때 북한의 선제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이 있어야만 돌입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대화 국면이라 하더라도 군사회담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군대는 전쟁을 억제하고 전쟁 발발시 명령에 따라 전투행위만 하면 된다. 상대와 회담으로는 얻을 것이 거의 없고, 북한군과 합의되더라도 결국 유엔사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는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뒤 비로소 군사회담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 미·중 사이에서 저울질 우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과정으로 나올 수 있는 하나의 절차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쓸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신속하게 진전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문제는 한미 연합훈련만 중단하고 비핵화 과정은 실제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이 '신밀월 관계'로 접어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미국이 실질적으로 비핵화 과정을 추진하는 데 있어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과 중국이란 강대국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면서 제재는 풀고 비핵화 과정과 시기는 늦추는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개시하고 동북아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비핵화 과정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화 과정은 미중 관계와 계속 연동되는 문제인 만큼 행보를 주의 깊게 봐야 하고, 정부도 철저한 분석'판단으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미 합의 하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쓴 이상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 중단 카드도 써야 할 것이다. 앞으로 북한의 후속 이행 조치에 따라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재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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