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새로운 벤처 성공 신화를 기대하며'

이정호 변호사(법무법인 천우)

이정호 변호사
이정호 변호사

남북 경협 관련 사업 기대감 높아져
북한 지역과 교류에도 참여 보장을
창업 아이디어 발전시켜 나가도록
정부, 벤처 성장 환경 계속 지원해야

최근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정치, 외교적 환경의 변화로 남북경협 관련주의 주가가 오르고, 해당 사업들이 곧 유망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화와 그로 인한 경기 여파 불안감을 상쇄할 정도가 아닌가 한다.

국가가 처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은 정책 결정권자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창업이나 사업적 도전에 나서는 기업가들이다.

IMF 외환위기는 전 국민이 합심하여 금을 모아 파는 등 외환보유고를 높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극복되었고, 외환위기 속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물 경제의 공백은 벤처기업을 만들어 IT 분야의 선진화를 이뤄낸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들에 의하여 회복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 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계기가 된 금융위기는 양적 완화와 같은 미국 내 위기 대응 정책들과 이를 배경으로 한 국내 정부와 금융당국의 다양한 노력이 결합되어 풀어갈 수 있었으나, 미국이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의 저금리 정책 결과 지속적 경제 성장을 해오고 있는 것과 달리 안타깝게도 국내 경제 성장률은 낮은 수준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결국 금융위기 후 10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예전처럼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기업가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야 하고, 이들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을 재편하며, 부와 자산의 한몫을 담당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나 금융당국은 기업가의 창의적이고 건설적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유지시켜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기업이 대규모 자본을 필요하는 전통적 사업 분야 외 식품, 유통, 임대시장, 콘텐츠 등 갖가지 분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함에 대하여 공정 거래를 유도하고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다양한 입법적 대응을 해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나, 대기업은 규제에 대응하는 나름의 매뉴얼과 자생력을 갖고 있으며,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의 혁신적 조직이나 아이디어를 흡수하는 데 능숙하다. 최근 들어 IT는 물론, 엔터테인먼트나 콘텐츠 사업 분야의 M&A를 통하여 몇몇 거대기업이 계속적으로 몸집 불리기를 해나가는 것은 마치 대기업의 유사 행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이나 기업의 실험실이나 연구소에서 의기투합한 풋풋한 청년들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설 정도의 IT기업을 일궈낸 일들이 단지 과거의 신화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도전하는 기업가들, 벤처 정신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꿈을 가진 학생들이 사라지면 세상의 희망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면서 창업 신화의 대표적 영역인 IT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조차 생산 원가나 비용이 크게 증가하여 경쟁력 있는 제품이나 기업이 나타나기 어렵게 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요컨대 정부는 '저비용'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벤처 성장 환경을 계속 지원하고, 대기업은 중소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무작정 흡수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자립과 성장을 지켜보며 함께 가는 동반자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돌아와서, 장차 개방되어 산업적 협력자가 될지도 모를 북한이나 북한 지역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벤처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기업가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보장되길 희망하며, 이들 또한 현재는 불모지이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개척지가 될 북한과의 교류에 더 큰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이정호 변호사 서울대 법대 졸업. 현 중소기업법률지원단 자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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