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종섭, 총선 불출마 표명…친박 초선들 정치적 책임감 느꼈나?

자유한국당 초선 국회의원들이 모여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당 수습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정종섭·윤상직 등 일부 친박계 의원이 "책임지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조건부 차기 총선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시일 내 2020년 총선 불출마 등 당 재건을 위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이들이 더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며 지난 10년 보수정치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자성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당 초선 의원 32명은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당 개혁 및 재건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전체 한국당 초선 의원은 41명으로, 개인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참석한 것이다.

이날 초선 모임 사회를 맡은 김성원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인적 청산, 인적 쇄신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의견을 냈는데 몇몇 의원이 우리도 같이 희생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며 "(일부 초선 의원이) 보수의 가치가 책임, 희생이기 때문에 여러 고려를 해서 (불출마 등)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2020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피력했던 윤상직 의원에 이어 이날 정종섭 의원도 여기에 동참할 의사를 내비쳤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 의원은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 당직을 맡았던 사람, 이번에 쇄신하겠다는 사람 모두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조건부로 일부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 의원도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인적 쇄신, 당의 구조적인 개혁 등 의원 각자 진단점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으며 다음 총선 불출마 의사 표명도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누가 불출마 선언했으니 누구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서로 손가락질 하는 꼴이다. 그보다는 조만간 각자의 방식으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결정을 하거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 지방선거 등의 책임을 물어 '중진 퇴진론'을 주장한 바 있다. 이때 함께 기자회견을 한 친박계 한국당 초선 의원들로 구성된 공부모임 '새벽' 회원 중 일부와 정치적 책임에 대한 교감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한국당 초선들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고 국회의원 공천까지 받은 이들이다. 그런 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도 국민에게 탄핵됐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이런 감정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더욱 무겁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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