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에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패한 대한민국 팀도 멕시코, 독일과의 남은 두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본선 진출)를 얻길 기대해본다.
월드컵에서도 아름다운 음악은 빠질 수 없다. 클래식 음악과 축구를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들은 역시 '쓰리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테너의 화려한 고음은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 장면 만큼이나 듣는 사람을 설레게 한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역시 예외없이 개막 축하무대에 성악가와 가수들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요즘 핫한 미모의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가 화제에 올랐지만,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얼굴이 보이지 않아 내심 섭섭한 마음도 있다. 바로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이야기다.
1962년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태어난 흐보로스토프스키는 넓은 땅 만큼이나 좋은 음악가들이 많기로 유명한 러시아 음악계에서 그야말로 혜성같이 나타났던 특급 괴물이었다. 1989년 영국 카디프 콩쿠르에서 브린 터펠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깜짝 등장했던 그는 독특한 발성, 멋진 외모와 카리스마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인기 오페라 가수가 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을 중심으로 로시니, 베르디, 푸치니 등의 오페라에서 주인공으로도 활약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던 흐보로스토프스키가 암에 걸려 투병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전해진 것은 2015년이었다. 수술 후 병세가 호전되어 다시 오페라 무대에 복귀,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등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지만 합병증으로 2016년 말 다시 연주 중단을 알렸다. 결국 2017년 11월에 향년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불과 5년 전인 2013년 붉은 광장에서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이중창을 멋지게 부르던 흐보로스토프스키의 모습을 영상으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최근 그의 마지막 레코딩인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렛토'(2016년 7월 녹음)가 음반으로 출시됐다. 이 작품은 흔치 않게 바리톤이 주인공을 맡는데, 타이틀 롤을 맡은 흐보로스토프스키는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열창을 들려준다. 주인공 리골레토는 딸의 불행을 슬퍼하는 역인데, 그 역시 슬하에 자녀 넷을 두어 그 애잔함이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러시아 음악의 영광을 피끓는 목소리로 들려주었던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이름과 노래가 오래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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