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20일 마무리된 가운데 김경룡 행장 내정자가 경산시 공무원 자녀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벗음에 따라 대구은행 정상화에 한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앞으로 대구은행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만큼 DGB그룹 안팎에선 김 행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기까지는 당분간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채용비리 수사 마무리로 한 시름은 돌렸지만, 금융당국과의 신뢰 회복과 깊어진 조직 구성원 간 갈등 봉합은 그룹 앞에 놓인 큰 숙제라는 지적이다.
김 행장 내정자는 20일 대구지검 특수부의 대구은행 채용비리 수사결과 발표에서 경산시 공무원 A씨 아들의 채용비리 연루의혹 혐의를 마침내 벗고 '명예'를 회복했다.
검찰은 2013년 A씨의 청탁을 받고 그 아들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은 기소하는 한편, 김 행장 내정자는 지원 사실을 은행에 알리는 '단순 전달자'로 보고 입건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행장 내정자는 당시 경산 경북지역본부장으로 특혜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김 행장 내정자가 마침내 관련 의혹에서 자유로워졌지만, 기대한 대로 은행장 취임이 바로 속행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앞으로 있을 대구은행 채용비리 재판에서 김 행장 내정자가 또다시 조사를 받거나, 가능성은 낮지만 재판부가 또다른 의혹을 제기할 경우를 배제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행장 내정자의 취임을 좀더 미루더라도 모든 리스크가 해소되고 난 시기에 취임을 속행하는 방안이 조직 차원에서 안전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특히 9월말까지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 금융당국을 상대로 신뢰회복이 시급한 DGB로서는 최대한 '안전한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행장 내정자가 취임한 이후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각종 의혹으로 실추된 조직의 명예와 구성원들의 상처를 보듬고 화합을 이끌어내는 일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용퇴 요구까지 하며 대립각을 세운 대구은행 노조와 앙금을 풀고 갈등을 봉합하는 일도 그 자신의 몫이다.
그동안 미뤄온 은행 직원 채용 작업이나 영업 전략 수립, 직원 사기 진작 등 두 팔 걷어붙이고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이런 가운데 지역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의 CEO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김태오 회장 취임 후 공언한 DGB그룹의 인적쇄신과 조직개편 작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야 하는 입장에서 은행장의 빈 자리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GB 한 관계자는 "조직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민과 지역사회,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전 임직원이 한 뜻이 되 뭉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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