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은 독성이 있지만 발암물질로 지정되지 않았고, 현재 검출량으로는 인체에 급격한 악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불화화합물은 탄화수소(탄소와 수소만으로 이뤄진 유기화합물)에서 수소가 불소(플루오린)로 바뀐 형태의 물질로,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 등이 있다. 이번에 낙동강에서 다량 검출된 물질은 과불화헥산술폰산이다. 자연상태에서는 생성되지 않는 인공 화합물로, 열에 강하고 물이나 기름 등이 쉽게 스미지 않아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세정제, 살충제 등에 쓰인다.
이는 구미 한 반도체 공장에서 배출된 폐수에서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해당 폐수를 배출한 업체 측에 원인이 된 원료물질을 사용하지 않도록 요구해 현재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에 낙동강에서 다량 검출된 과물화헥산술폰산은 발암물질로 지정되지 않았고, 과불화옥탄산만이 국제암연구소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검출된 과불화화합물의 농도가 낮아 단기적으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분해 속도가 느려 체내 축적 가능성은 있다.
천경수 계명대 약학과 교수는 "검출 농도가 낮아 급성 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체내에 들어오면 배출이 잘 되지 않으므로 만성적으로 축적되며 농도가 높아질 우려는 있다"고 해석했다. 주상훈 대구가톨릭대 약학과 교수도 "이 정도 노출 수준으로 간이 나빠지고 암에 걸리는 건 아니다"라며 "고도정수처리로도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사용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돗물 정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단일 물질이 기준치 이하가 검출되더라도 낙동강 유역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2천여 종이 넘고, 화학물질간 상승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태관 계명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관련 데이터를 모두 공개해 민간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관련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환경단체와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수질검사센터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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