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그 선수의 떡잎시절' 프랑스 앙투안 그리즈만

2011년 U-20 월드컵 한국전에서 활약
유로 2016 득점왕, 전화기 세리머니 전도사

유로 2016에서 여섯 차례나 '전화기 세리머니'를 선보여 도대체 저게 무슨 동작인지 궁금해하던 축구팬들에게 힙합 뮤지션 드레이크의 존재를 친절히 알렸던 그 선수는 지난 16일 호주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페널티골을 넣고 아무런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굳이 세리머니를 하지 않더라도 훈훈함 철철 흐르는 외모 덕에 기억력 좋은 축구팬들이라면 이 선수, '앙투안 그리즈만'의 2011년 잔상이 남아 있으리라. 2011년이라니. 프랑스의 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전 3대1 승리의 주역이 그리즈만이었다.

그리즈만의 국제 무대 데뷔 이후 실력 입증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을 평정한 프랑스 국가대표팀 핵심 공격수 둘,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가 1997년 U-20 대회 직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듯. (공교롭게도 1997년 대회에서 앙리와 트레제게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사이좋게 2골씩 우리나라 골문을 갈랐다.)

그리즈만 역시 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에서 조국 프랑스를 4강에 올려놓은 뒤 곧바로 2014년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각) 있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호주 전에서 페널티골을 성공시키는 앙투안 그리즈만.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각) 있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호주 전에서 페널티골을 성공시키는 앙투안 그리즈만. 연합뉴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에는 악재가 생긴다. 공을 몰고 달려도 그냥 달리는 수비수보다 빠르다는 프랭크 리베리의 부상이었다. 프랑스가 뽑아든 대체 카드는 그리즈만이었다. 그리즈만은 월드컵 4개월 전이던 그해 2월 네덜란드와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신입 중의 신입이었다.

하지만 월드컵 2주 전 있은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 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데샹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프랑스는 브라질 월드컵 8강에서 대회 우승팀 독일에 1대0으로 졌지만 그리즈만의 스타성은 2016년 자국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 2016에서 철저하게 드러난다.

유로 2016에서 그리즈만은 6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다. 전화기 세리머니를 전 세계인이 따라할 정도에 이를 즈음 이 대회 우승은 포르투갈이 차지한다. 결승골은 호날두가 아닌 에데르의 중거리 슛이었다.

그러나 프랑스에겐 여전히 우승 기회가 많다고 장담하는 축구 전문가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즈만을 비롯해 폴 포그바 등 2013년 U-20 월드컵 우승 멤버들과 킬리안 음바페를 위시한 더 젊은 피들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건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어서다. 그리즈만이 이중 가장 나이가 많은데 1991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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