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잘 지내기] 촛불 VS 태극기

朴정권 적폐 고발, 기본에 충실한 나라 재건…촛불 집회 참가 사윤수씨
탄핵은 부당했다, 정의·진실 끝까지 밝혀야…태극기 집회 참가 문승훈 씨

2016년 12월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윤씨와 그녀의 지인들. (왼쪽부터 김미경씨, 이범주씨, 손종남씨, 사윤수씨, 김주권씨, 전국진 씨)

하나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동일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일까, 한국인은 생각과 태도가 서로 비슷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주거지역과 나이, 직업과 학력, 취미 등이 제각각임에도 한 핏줄, 한 민족이라는 관념 아래 나와 다른 생각, 낯선 행동을 좀처럼 용인하지 않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이 올해 상반기에 조사, 발표한 설문('글로벌서베이: 분열된 세상')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회 관용도는 조사대상 27개국 중 26위였다. '사회적 배경, 문화, 사고방식 등이 다른 사람을 당신은 얼마나 관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20%만이 '매우 관용적'이라고 답했다. 27개국 평균(4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관용도 꼴찌는 헝가리(16%), 1위는 캐나다(74%)였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한국사회를 분열시키는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정치적 견해차'(61%)를 꼽았다. 또 한국인의 35%는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정치적 관점이 다른 집단'을 지목했다. 이는 조사대상 27개국 중 불신도 1위에 해당한다.

열린 자세와 소박한 삶으로 전 세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행복을 위한 10가지 지혜를 강조한다. 그 중 첫 번째 말씀은 '자신의 삶을 살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살게 내버려두라.' 이고, 아홉 번째 말씀은 '남을 개종시키려 하지 말고 남의 신념을 존중하라.' 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말씀이다.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우리사회는 좀처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못한다. 불인정을 넘어 불신하고 혐오하며, 심지어 악(惡)으로 규정한다.

매일신문은 창간 72주년을 맞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기' 기획 시리즈를 7회에 걸쳐 펼친다.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 지역감정과 정치관점차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 소통의 대명사 SNS가 오히려 편견과 단절의 담을 쌓는 현상을 짚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한다.

시리즈 첫 번째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가했던 사람과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만나 그들 각자가 말하는 '정의'와 '애국'을 들었다.

◇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가한 사윤수씨

사윤수(54)씨는 2016년 말부터 동지섣달 엄동설한 내내 대구와 제주도, 광화문에서 열리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 꼬박꼬박 참여했다.

그녀는 "나는 애초부터 박근혜 정권에 대해 진정성과 신뢰를 느끼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후 국민을 기만하고 나라를 상식 이하로 추락시켰다. 박 전 대통령은 집권 후 때마다 의상을 바꿔 입었고, 원고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말 한마디 소신 있게 할 줄 모르며 질문과 소통을 경계했다. 구시대 왕조의식에 젖은 권위와 국민을 외면하는 아둔함, 균형감각과 유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정권 유지를 위한 남북관계 악용, 역사의식조차 없이 한일위안부 협상 합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국정원 비리, 국립대학교 진보성향 총장 임용거부, 세월호 사고 때 보여준 비정상적인 언행, 최순실 폐단 등등 실책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은 가족사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나약한 존재로 애초에 행정수반으로서는 부적격자였다."고 말한다.

그녀는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여했지만 그 이유가 자신이 진보주의자라거나 남다른 애국자이기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문승훈 씨가 2018년 5월 26일 대구 성당못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16년 12월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윤씨와 그녀의 지인들. (왼쪽부터 김미경씨, 이범주씨, 손종남씨, 사윤수씨, 김주권씨, 전국진 씨)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 촛불 집회를 단순히 진보의 반란이나 당파 싸움 쯤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그것은 성숙한 국민들이 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고발하고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려는 열망의 상징이었다. 촛불집회에는 어린 아이나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참여도 많았는데 부모들은 자식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현장에서 학습시키고, 심신이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사명감도 컸다."

사윤수씨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서 "그들도 그럴 권리가 있다. 그러나 군주를 맹신하고 존경했다할지라도 실책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교육 이념에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런 판단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태극기 집회는 비상식적이고 비자발성도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녀는 문재인 정부의 장점으로 '소통과 신뢰'를 들었다.

"소통이 되고 있다는 건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신뢰감을 준다. 올해 남북관계의 엄청난 발전도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한국의 보수라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경우가 드물다. 과거 기득권층은 친일로 부역하고, 병역을 대부분 기피했으며, 반공을 앞세워 약자를 탄압하고, 탈세를 일삼아 부를 축적했다. 현재 보수는 성장을 앞세운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옹호하며 분배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자칭 진보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녀는 "재벌을 상대로 노동권을 주장하면서도 자기보다 약자인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민주노총은 진보가 아니다. 공동체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추구한다면 보수든 진보든 무의미하다." 며 '약자의 말이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말에 귀 기울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의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미국 학자 하워드 진의 말을 인용하며 민주노총이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태도를 비판했다.

사윤수씨는 "우리 사회는 이당저당, 좌파우파로 끊임없이 분별하고 대립한다. 인류의 불행은 그 소모적인 분별 때문에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인식 아래 큰 틀에서 연대하고 이해와 포용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지구 공동체의 평화에 동참하고 각자의 삶도 구원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한국인을 넘어 전 인류 상호간 협력과 이해를 당부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 문승훈 씨

문승훈(38) 씨는 2017년 3월부터 지금까지 1년 4개월 동안 토요일마다 대한애국당과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가 공동주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 대구, 부산, 천안 등 지역을 가리지 않았으며 참여 횟수는 대략 60회다.

그는 태극기집회 참가 이유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국민께 알리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박근혜 대통령 구명은 '박근혜 개인'의 명예회복을 넘어 무너진 대한민국의 법치를 바로 세우고, 정의와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승훈 씨가 2018년 5월 26일 대구 성당못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문 씨는 "박 대통령 탄핵 당시 한 언론사에서 소유주 불명의 태블릿 PC를 들고 나와 그것이 최서원(최순실)씨의 것이며, 그것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연설문을 일반인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확인되지 않은 온갖 루머가 쏟아져 나왔다. 그뿐인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굿판을 벌였다, 성형시술을 했다, 밀회를 가졌다. 최순실이 전투기 사업에 관여했다, 정유라가 박근혜 대통령 딸이다 등등 하나같이 국민들의 감성적 분노를 자극하는 이야기로, 마치 대통령이 최서원(최순실)씨의 꼭두각시인 것처럼 각인시켰다. 국민들은 이에 분노했고, 너도나도 탄핵촛불을 들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소문들 중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고 주장했다.

그는 가짜촛불과 편향된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농단'이라는 헌법에도 없는 희한한 죄명을 뒤집어 씌웠다고 비판했다.

"대체 국정농단의 법적 정의가 무엇인가? 처벌규정은 어떻게 되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는가? 아니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면서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실망하고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언론과 거짓촛불세력에 선동당하고 이용당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람들 숫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 문승훈 씨

문승훈(38) 씨는 2017년 3월부터 지금까지 1년 4개월 동안 토요일마다 대한애국당과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가 공동주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 대구, 부산, 천안 등 지역을 가리지 않았으며 참여 횟수는 대략 60회다.

그는 태극기집회 참가 이유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국민께 알리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박근혜 대통령 구명은 '박근혜 개인'의 명예회복을 넘어 무너진 대한민국의 법치를 바로 세우고, 정의와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씨는 "박 대통령 탄핵 당시 한 언론사에서 소유주 불명의 태블릿 PC를 들고 나와 그것이 최서원(최순실)씨의 것이며, 그것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연설문을 일반인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확인되지 않은 온갖 루머가 쏟아져 나왔다. 그뿐인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굿판을 벌였다, 성형시술을 했다, 밀회를 가졌다. 최순실이 전투기 사업에 관여했다, 정유라가 박근혜 대통령 딸이다 등등. 하나같이 국민들의 감성적 분노를 자극하는 이야기로, 마치 대통령이 최서원(최순실)씨의 꼭두각시인 것처럼 각인시켰다. 국민들은 이에 분노했고, 너도나도 탄핵촛불을 들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소문들 중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니었다." 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촛불과 편향된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농단'이라는 헌법에도 없는 희한한 죄명을 뒤집어 씌웠다고 비판했다.

"대체 국정농단의 법적 정의가 무엇인가? 처벌규정은 어떻게 되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는가? 아니지 않은가? 시간이 지나면서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실망하고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언론과 거짓촛불세력에 선동당하고 이용당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람들 숫자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문승훈 씨는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정책을 서두르다보니까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업문제, 자영업자문제, 경제와 교육문제 등 한둘이 아니다" 며 "문재인 정부는 이미지 정치에 몰두하며 오직 보여주기식 쇼만 잘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대립은 이제 좌우의 대립을 넘어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 되었다. 좌파든 우파든 개인의 행복과 정의로운 국가를 염원한다는 점은 같지 않은가? 자신의 이념을 떠나 단 한번이라도 마음의 문을 열고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를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태극기 집회에 한 번 와 보는 것도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태극기 집회를 이끌고 있는 대한애국당 조원진 공동 대표는 "대한민국 보수우파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태극기를 들고 저항한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이며 그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3월 1일 태극기 집회에는 무려 500만 명의 애국 국민이 참가했고, 2018년 6월 현재도 매주 수차례의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다. 누적인원으로 따지면 2천만명이 넘는다. 태극기 집회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세력이 될 것이고 핵심변수가 될 것이다" 며 "태극기 집회는 촛불처럼 연애인과 민주노총, 학생 같은 조직동원이 아니라 순수 자발적이고 서민의 애환이 닮긴 진정한 국민혁명이고 투쟁이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다수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고, 불법을 저지른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통치행위와 같이 국정 수행을 한 것이다. 깨끗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혼신이 힘을 다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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