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국민 신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무신이 해외 저개발 국가 아이들의 발도 감싸줄 수 있을까? 대구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동티모르 빈곤층 어린이들에게 고무신을 보내는 사업을 추진해 성공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가정복지회는 7월부터 '동티모르 착한고무신 보내기'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현금 후원이나 현물 기부로 마련한 고무신을 동티모르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교육사업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02년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동티모르는 올해 1인당 GDP가 2천159달러에 불과한 저개발국가다. 2009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동티모르의 전체 인구의 절반은 1인당 하루 0.88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며 초등교육을 받는 비율도 56%에 불과하다. 특히 이 곳 아이들은 대부분 맨발로 생활해 빈번한 상처나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후원자들이 모은 '착한 고무신'은 이 곳 아이들에게 무료로 전달된다. 가정복지회 홈페이지에서 월 1만원부터 시작하는 정기후원을 신청하거나 1켤레당 3천~5천원 상당의 아동용 고무신을 직접 사서 가정복지회로 보내면 된다.
고무신은 2001년 설립된 동티모르 현지의 비영리 NGO 알롤라재단(Alola Foundation)을 통해 현지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며, 정기후원금의 일부는 교육 지원사업에도 쓰여 '빈곤의 대물림'을 막는다.
개인이 고무신을 직접 사서 가정복지회로 보낼 경우 물감, 리본 등 다양한 소품으로 꾸미거나 메시지를 적어서 보내는 것이 권장된다.
가정복지회 측은 개인 SNS계정에 고무신을 신고 뛰는 영상을 찍은 후 업로드하거나 '착한고무신' 해시태그를 다는 '착한고무신 점핑릴레이'도 이어갈 계획이다.
유명 만화가나 지역기업들도 캠페인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만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는 재능기부로 착한 고무신을 손에 든 '기영이' 캐릭터를 제공한다. 또한 오는 12, 13일 대구를 찾아 두 차례 특강을 열고 착한고무신 프로젝트를 알릴 예정이다.
대구에 본사를 둔 베트남 음식 프랜차이즈 '더포'도 계산서에 '기영이' 스티커를 붙이면 1천원의 기금을 추가 결제하고 이를 통해 '착한 고무신'을 구매하기로 했다.
권혁철 가정복지회 자원개발본부장은 "착한 고무신 보내기는 대구에서 출발한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해외후원 장기프로젝트를 펼치는 첫 사례"라며 "지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부탁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