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4차산업혁명과 영어 교육

김희달 영어교수법 박사

김희달 영어교수법 박사
김희달 영어교수법 박사

"우리 아이 영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과거의 답은 영어를 잘 듣고 이해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한때 단어를 많이 알고, 리딩과 리스닝만 잘하면 입학하고 취직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스피킹과 라이팅 같은 실질적인 개인 간 언어 소통이 필수이다. 근본적 변화가 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교육 개편, 4차 산업혁명 등의 요인들이 있다.

초등학생 엄마표 숙제 줄이기, 중학교 자유 학기제 등의 교육 개편으로 어린 학생들은 이제는 '시키는 공부'를 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과감한 교육자들의 결단은 우리 아이들이 선진국 아이들답게,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독서와 체험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며 찾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더 잘하도록 도와줄 제도적, 교육적 장치는 충분히 갖춰질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발전으로 인간과 기계는 깊은 대화를 나누고, 또 인간의 언어 능력을 기계가 더 정확하고 공정하게 빠른 시간 안에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다. 현재도 스피치나 에세이를 쓰면, 그 내용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정답과 비교하며 문법·어휘·발음·문체 등을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제도적으로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면 아이들이 그냥 공부를 더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영어를 공부해야 할까? 또 만약 해야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영어는 어떤 영어일까? 현존하는 토플이나 토익과 같은 어학 시험 문제의 유형을 분석해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가장 학교와 직장, 실생활에 많이 쓰이는 말하기나 글쓰기 장르인 1분 스피치와 1페이지 에세이가 바로 그 답이다.

1분 스피치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1분간 말하거나 주어진 지문이나 대화, 또는 강의를 듣고 요약해서 말하는 것이다. 1페이지 에세이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거나, 주어진 지문, 대화, 또는 강의를 요약해서 1페이지 분량으로 쓰는 것이다.

그다음은 왜 이런 걸 아이들에게 준비하라고 하느냐에 대한 답변이다. 어른보다 최첨단 교육을 받는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다양한 인간과 학문, 직업과 관련된 주제들을 미리 접하여 지식과 사고력을 키우고 그걸 현실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제가 주어지면 아이들은 이를 빨리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는 사고의 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1분 스피치와 1페이지 에세이는 아이들이 준비없이 형식도 모른 채 아무렇게나 말하거나 쓸 수 없다. 교육도 필요하고, 훈련된 교육자도 필요하며, 평가관도 필요하다.

이미 인간의 많은 육체적 정신적 노동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있다. 인간의 최후 보루는 뭘까? 자연이 개인에게 심어준 다양하고 개성 있는 창조 DNA가 바로 그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 아이들은 기계와의 공존이나 경쟁을 피해갈 수 없다. 그들은 더 빨리, 더 넓게 인류와 소통하고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고 나누는 지름길을 가야 하는데 그게 영어 스피치와 에세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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