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4천억달러대를 찍었다.
'환란'을 겪은 지 21년 만에 외환보유액이 100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4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천3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13억2천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3월 3천967억5천만달러, 4월 3천984억2천만달러, 5월 3천989억8천만달러에 이어 4개월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외환보유액이 4천억달러 벽을 뚫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21년 전 한국은 보유 외환이 부족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1997년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불과 39억달러였다.
당시 트라우마로 이후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쌓는 데 각별히 신경 써왔다.
꾸준한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뒷받침되며 외환보유액은 계속해서 늘었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5월 기준)은 중국(3조1천106억달러), 일본(1조2천545억달러) 등에 이어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을 구체적으로 보면 유가증권은 15억6천만달러 증가한 3천679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예치금은 5억달러 감소한 224억2천만달러, IMF의 특별인출권인 SDR은 8천만달러 줄어든 32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인 IMF 포지션은 3억3천만달러 증가한 19억1천만달러였고, 금은 전월과 같이 47억9천만달러였다.
한국의 대외지급능력은 외환보유액으로 대표되는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안정성이 크게 향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1년 미만) 비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 286.1%에 달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외화 빚이 보유고 안에 들어 있는 돈보다 3배 가까이 많았던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 74.0%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30.4%로 떨어졌다.
민간 부문의 대외자산을 포함한 한국의 순대외 금융자산(대외투자-외국인투자)은 3월 말 기준으로 2천765억달러였다.
정부는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달부터 연말까지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내년 3월쯤 처음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공개를 결정한 수준으로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투명성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