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정치적 위상 추락에 보좌진 위상도 한풀 꺽이나

3년 연속 한국당보좌진협의회장 후보 못내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국당 비상대책위원 자격으로 보리 모임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운데)에게 권형석 보리 모임 회장(왼쪽)이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국당 비상대책위원 자격으로 보리 모임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운데)에게 권형석 보리 모임 회장(왼쪽)이 '정치적 건승'을 기원하며 책을 선물하는 모습. 보리 모임 제공

대구경북(TK) 보수 정치권의 위상이 급락하면서 TK 출신 보좌진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오랫동안 '자유한국당보좌진협의회'(한보협)를 이끌어온 '보리 모임'(TK 출신 보좌진 모임)이 또다시 단 한 명의 한보협 회장 후보도 내놓지 못했다.

한국당 보좌진의 권익 증진·단합을 위해 만들어진 한보협은 5일 28대 회장을 선출한다. 회장직 도전자는 고광철 보좌관(정갑윤 의원실), 배봉수 보좌관(김순례 의원실) 등 두 명이다. 두 사람 모두 오랜 세월 한보협 회장을 독식해온 보리 모임 회원이 아니다.

보리 모임은 TK 출신 보좌진을 주축으로 공무원,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모임이다. 회비를 내는 정회원만 70여 명이다. 2004년 8월 결성돼 지금은 국회 내 모임 중 최대 규모, 보좌진 최대 세력을 자랑한다.

위세도 막강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2016년 7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정기회에는 당시 당권 주자 5명이 찾아와 지지를 호소했을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19대 한보협 회장부터 6년간 '보리 회장=한보협 회장'이라는 공식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처럼 위세등등했던 보리 모임은 지난해와 2016년에 이어 3년째 후보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쪼그라든 TK 정치권 위상이 보좌진 위상에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리 모임의 한 회원은 "2015년 한보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타지역 보좌진 사이에 'TK끼리 다 해먹느냐'는 반 TK, 반 보리 모임 기류가 강하게 일면서 고령 출신 이주엽 보좌관(당시 나경원 의원실)이 낙선했고 이후 TK 정치권이 쇠락하면서 이제는 내세울 선수 한 명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권형석 보리 모임 회장(김석기 의원실 수석보좌관)은 "보리 모임이 꼭 한보협 회장을 배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TK 패권주의' 거부감을 돌파할 유능한 보좌진은 육성해야 한다"며 "이번에 출마한 후보 모두 보리 모임의 지지를 요청해올 정도로 TK 보좌진에 저력이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최대 주주'로서 위상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