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문 경쟁... 친박 논란일던 전 정권 말기 모습 답습...

여권 내 주류 세력인 '친문'(친문재인)이 분화·재편되고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지난 정권 말기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친문 그룹의 문재인 후광 끌어안기가 한창이다. 정권 초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의원들의 모임이란 뜻의 '문지기'가 최근 '부엉이 모임'으로 변질되며 논란을 일으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여옥 작가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는 진박이냐? 물으면 '네. 제가 바로 뼈박, 골박, 진박입죠'라는 말이 참 듣기 역겨웠다"며 "그런데 그 속편을 지금 민주당에서 듣고 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부엉이 모임의 핵심 멤버인 전해철'전재수'황희 의원 등은 서둘러 모임 해체를 선언하면서 "이제 모여서 밥 먹는 것 안하면 그만"이라고 했으나 이들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친문 가운데서도 계파는 가지각색이다. '뼈문(뼛속 깊이 친문)'과 '진문(眞文·진짜 친문)' '범문(汎文·범친문)' 등으로 나뉘어 스스로가 적통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왔던 인사들은 '핵문(核文·친문 핵심)이라 불리기도 한다. 범친문계 난립 속에 여당 의원 대부분이 '친문'을 자처하면서 자기들끼지 '진문(眞文) 가리기' 작업까지 벌인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이런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 시절과 매우 유사하다. 친박(친박근혜계)이 유행하던 시절 김무성 의원이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돌아오면서 '돌아온 친박'이란 뜻의 복박(復朴)이란 용어가 생겼다. 정권 창출에 공은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역할을 부여받은 신박(新朴)도 탄생했다.

이 밖에 곁박(곁불 쬐는 친박), 홀박(홀대받는 친박), 울박(울고 싶은 친박), 짤박(짤린 친박) 등의 용어가 그때그때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서상기 전 의원의 경우 자신을 '붙박'으로 불렀다. "태어날 때부터 친박이었다"며 붙박이장에 비유한 '붙박'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친박이 분화되면서 경쟁이 붙자 현재 민주당처럼 진박(眞朴)과 가박(假朴) 구별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에서 일고 있는 친문 경쟁을 보면 전 정권 말기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집권 후반기가 되면 친문 내부에서도 계파 싸움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수 있어 그동안 쌓아온 지지도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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