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
지난해 3월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섰던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의 발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운전석에 앉혀놓았다는, 대구경북(TK)의 무지함을 조롱하는 언사로 회자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은 그만큼 지역민들에게는 어떤 어휘로도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그러나 대구의 섬유'포항의 철강'구미의 전자산업이라는 트리플 동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11위 경제대국(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올려놓은 산업화 세력의 중추인 TK는 좌절과 절망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TK의 저력은 스스로의 변화를 마침내 잉태해 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적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했다.
7일로 창간 72주년을 맞는 매일신문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TK의 새 출발, TK 대혁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주목한다. 이에 '리셋(Reset) 대구경북'이라는 제언(提言)을 통해 새로운 지역의 담론을 세워보기로 하고 6일부터 5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리셋은 '장치의 일부 또는 시스템 전체를 미리 정해진 상태로 되돌린다'는 IT 용어이지만 TK의 새로운 각성과 응급처방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담보해 내는 적절한 표현이란 판단 아래에 이 단어를 선택했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TK의 현재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 힘을 모아야 한다. 자치단체장이든 전문가이든 혼자만으로는 안 된다. 우리 모두가 미약한 존재들임을 인정하고 힘을 합치는 '담론 회의 공간'이 필요하다. 언론과 단체장들이 함께 나서고 전문가들이 연대해야 한다"며 매일신문의 제언에 공감했다.
매일신문이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종합해본 결과 '리셋 대구경북'을 위해서는 TK 정치의 근본적 변화가 급선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TK가 산업화 세력을 대표하지만 수구꼴통으로 비난받는다. TK도 민주화 세력의 시대정신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박'친박 프레임에 매몰됐던 TK 국회의원들의 변화부터 선행되어야 한다"며 "지역 현안에 더욱 몰입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진정한 대표로 거듭나는 것부터 당장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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