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출산 대책]출산·육아부담 줄이고 삶의 질 높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1.05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
고용보험 미가입자 출산지원금... 돌보미 지원 대상 2배로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보이는 평균 출생아 수)이 1.05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1.08명) 이후 12년 만이다. 1971년 4.54명까지 올라갔던 합계출산율은 1987년 1.53명으로 떨어졌고, 1990년대 초반 잠시 1.7명 정도로 높아졌다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인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절반 수준 밖에 안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출생아 수는 35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1970년대 통계 작성이래 처음이다. 한세대 만에 출생아 수가 반 토막으로 급감하면서 말 그대로 인구절벽에 직면한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합계출산율은 1.0명 아래로 떨어지고, 출생아 수는 약 32만 명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최악의 경우 2022년 이전에 출생아 수 30만 명대가 무너져 20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출생아 수 30만 명 진입은 애초 통계청의 장래인구 전망보다 18년이나 빠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청년실업과 주거난 등 경제적 이유와 양육부담 탓에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른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대책은 ▷주거복지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아동 성장 지원 ▷차별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해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제시된 신혼부부와 청년 주거지원 목표를 대폭 상향했다. 공공주택 공급과 금융지원 등을 포함해 신혼부부는 애초 60만가구에서 88만가구, 청년은 56만5천가구에서 75만가구로 각각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신혼희망타운은 당초 목표보다 3만가구 추가한 10만가구가 공급되고, 내년부터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는 취득세를 50% 감면받는다.

출산 지원책의 사각지대도 해소한다. 그간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캐디, 신용카드모집인 등 특수고용직과 자영업자, 단시간근로자는 출산휴가 90일간 별다른 급여를 받지 못했다. 앞으로는 월 50만원, 총 150만원의 출산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런 제도의 혜택을 보게 될 여성은 약 5만명으로 추산된다.

만 1세 미만 아동의 의료비 부담이 거의 사라진다. 외래진료비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현재보다 66% 경감해주고, 나머지 금액은 임산부에게 일괄 지급되는 국민행복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한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확대된다. 현재는 3인 가구 기준 소득이 442만원(중위소득 120%) 이하이면 아이돌보미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553만원(중위소득 150%)까지도 지원 대상이 된다.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임금 삭감없이 근로시간을 1시간 단축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 근로단축 기간은 최대 2년이다. 필요에 따라 하루 5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고, 이 중 1시간에 대해 정부가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준다.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아내에 이어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남성에게 첫 3개월간 지급하는 급여를 월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린다. 남편이 받는 유급 출산휴가는 3일에서 10일로 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유급휴가 5일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임금을 대신 지급한다. 출산 후 90일 이내에서 휴가를 분할 사용하도록 해 편의를 높인다.

비혼 출산과 양육이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등 모든 출생을 존중한다는 정책 방향도 설정했다. 한부모가 양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아동의 연령을 14세에서 18세로, 지원액도 월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높인다.

미혼모가 자녀를 기르던 중 아버지가 자녀 존재를 인지하더라도 종전의 성(姓)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사실혼 부부도 법적 부부와 마찬가지로 난임시술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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