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장] 인디밴드 콘서트 락락락

성승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승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승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난 6월 14, 15일 저녁 '인디밴드 콘서트 락락락'이 개최된 대구문화예술회관 숲속공연장을 찾았다. 첫째 날 출연한 '락키즈'(Rock Kids)라는 효성초등학교 록밴드가 궁금했다.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2002년에 창단한 스쿨밴드다. 무대에 오른 여섯 명의 락키즈 멤버는 모두 여학생이었다. 여성 록밴드는 해외에서도 흔하지 않다.

락키즈는 영국 가수 아델(Adele)의 대표곡인 'Rolling in the Deep', 걸그룹 트와이스의 'CHEER UP',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의 노래를 들려줬다. 최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트와이스의 단독 콘서트가 떠올랐다. 댄스가 없더라도 독특한 음색의 록밴드 연주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뮤지컬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을 관람했다. 다양한 피부색의 아역 배우들로 구성된 록밴드가 기타, 드럼, 키보드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했다. 대구의 락키즈가 '스쿨 오브 락'에 나오는 밴드와 실력을 겨뤄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3명의 친자매로 구성된 여성 록밴드 '하임'(HAIM)의 공연을 참관했다. 관객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기타를 연주하던 여성 멤버가 환상적인 드럼 연주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라디오시티 뮤직홀은 6천 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하는 대규모 공연장이다. 10년 전 조용필은 국내 가수로는 최초로 이곳에서 공연했다.

인디밴드 콘서트 둘째 날 공연은 싱어송라이터 조진영의 무대로 시작됐다.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가 흘러나왔다. 조동희가 가사를 쓰고 조동익이 작곡한 이 노래는 조진영이 무대에서 언급한 것처럼 가사가 무척 아름다운 곡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기록영화 '손에 손잡고'가 이번 주말 열리는 제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개막식에서 처음으로 일반 관객에게 공개된다. 임권택 감독과 도올 김용옥 선생이 함께 만든 기록영화다. 조동희, 조동익 음악감독은 '손에 손잡고' 영화를 라이브 음악으로 재창조한 무대를 선보인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DAC 인문학극장 등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공연이 펼쳐진 숲속공연장은 분위기는 좋았지만 날씨가 추워서 아쉬웠다. 첫날 무대에 오른 '슬로십'은 "추우시죠. 덜덜 떨다 올라왔습니다"라고 말했다. 둘째 날 '밴드카노'도 무대에 올라와서 생각보다 너무 춥다고 말했다.

인디밴드 콘서트가 열린 주말에 월드컵 특집으로 꾸며진 'SBS 인기가요'를 시청했다. 여성 듀오 밴드 '볼빨간사춘기'가 '여행'이라는 노래로 아이돌 그룹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TV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고 이룬 쾌거다. 인디밴드 특유의 감성이 듬뿍 담긴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볼빨간사춘기의 멤버 안지영과 우지윤은 경상북도 영주 출신이다. 볼빨간사춘기의 1위 등극은 '대구FC의 데 헤아' 조현우 선수의 활약 못지않게 반가운 일이다.

다음번 인디밴드 콘서트 락락락은 편하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실내 공연장에서 열리면 좋겠다. 볼빨간사춘기가 초대가수로 출연한다면 방탄소년단 서울 공연처럼 티켓이 바로 매진될 것 같다. 객석 1만~2만 석 규모의 '아레나'급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대구에 건립되어 폭우, 폭염, 미세먼지 등 기후환경의 변화에 관계없이 세계적인 가수의 공연을 안방에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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