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4강 대진표가 모조리 유럽 국가들로 채워지면서 대회 클라이막스는 ‘유럽 잔치’로 치러지게 됐다.
이번 월드컵 4강 경기는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 프랑스와 벨기에의 대결로 압축됐다.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영원한 우승 후보국들이 4강에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월드컵 사상 초유의 일이다. 남미 국가는 한 곳도 이번 대회 4강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11일 오전 3시(한국시각)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는 12일 오전 3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혈투를 치르게 된다.
두 경기 각 승리 팀은 16일 0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우승컵을 놓고 이번 대회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3-4위전은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스웨덴을 맞아 고전하다 공포의 세트피스를 앞세워 2대0 승리를 거두고 28년 만에 월드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8일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끝난 8강전에서 해리 매과이어의 헤딩 선제골과 델리 알리의 추가골, 그리고 이 경기 최우수선수(MOM·맨오브더매치)로 선정된 골키퍼 조던 픽퍼드의 빛나는 선방에 힘입어 2대0 완승을 거뒀다.
역대 세 번째로 준결승에 오른 잉글랜드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4강에 올랐으나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잉글랜드의 세트피스는 이날도 위력을 발했다. 잉글랜드는 이날 코너킥에 이은 헤딩 선제골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얻은 13골 중 무려 9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냈다.
마지막 한 장 남은 4강행 티켓은 크로아티아에게 돌아갔다. 크로아티아는 8일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4강행 막차에 올랐다.
전후반 1대1에 이어 연장에서도 한 골씩 주고받아 2대2를 기록한 양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승리의 여신은 개최국을 외면하고 크로아티아에게 미소를 지었다. 승부차기에서 4대3으로 승리한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준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48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던 개최국 러시아는 이날 8강전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리는 등 준결승을 눈앞에 두고 승부차기에서 패해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안방 월드컵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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