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으로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를 각각 4강으로 이끈 양팀의 골키퍼가 4강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돼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세 차례나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잉글랜드를 28년 만에 준결승으로 이끈 골키퍼 조던 픽퍼드(24·에버턴)와 승부차기 선방으로 크로아티아를 4강에 올려놓은 다니옐 수바시치(34·AS모나코)가 그 주인공.
준결승에서 맞붙은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이들의 선방 여부에 따라 결승 진출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의 어깨가 무겁다.
픽퍼드는 8일(한국시각)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 골과 다름없었던 스웨덴의 후반전 세 차례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잉글랜드의 2대0 승리를 지켰다. 세 골을 넣은 것과 같은 활약을 펼친 픽퍼드는 선제골과 쐐기골을 터트린 해리 매과이어와 델리 알리를 제치고 이 경기 최우수선수(MOM·맨오브더매치)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픽퍼드는 16강전에서도 콜롬비아의 다섯 번째 키커인 카를로스 바카의 슈팅을 막아내며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저주'를 끊고 팀의 8강행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해리 케인과 더불어 잉글랜드 최대 영웅으로 떠오른 픽퍼드는 이번 경기를 포함해도 A매치 출전 경험이 8경기에 불과한 국제무대 '새내기'다.
임대생 생활을 전전하다 2016년 원소속팀 선덜랜드로 돌아가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고 이듬해 영국 골키퍼 중 최고 몸값을 받고 에버턴으로 이적했다. A매치 데뷔전은 지난해 10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치렀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 국제무대 경험이 일천한 그를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했을 때는 논란도 일었다. A매치 75경기 출전의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가 1순위로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픽퍼드에게 등번호 1번을 부여하며 러시아 월드컵 전 경기에 선발로 세웠고, 픽퍼드는 16강과 8강에서 연이은 선방쇼를 선보이며 이에 화답했다.
잉글랜드에 픽퍼드가 있었다면 크로아티아엔 수바시치가 있었다. 수바시치는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에서 상대 키커의 슈팅을 막아내는 선방으로 크로아티아의 4강행을 이끌었다.
수바시치는 덴마크와의 16강에서도 승부차기에서 슈팅 3개를 막아내는 빛나는 선방을 펼치며 크로아티아를 8강에 올려놓았다. 앞서 조별리그에서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수바시치도 픽퍼드 못지않은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차세대 국가대표 골키퍼 자리를 선점했지만, 걸출한 국가대표 골키퍼 스티페 플레티코사의 그늘에 갇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9년 A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뒤 2013년까지 출전한 A매치는 단 5차례뿐이었다.
수바시치는 플레티코사가 은퇴한 뒤에야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그는 만 30세였던 2014년에 대표팀 주전 골키퍼가 됐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도 전성기가 지난 만 34세에 참가했지만 ‘늦깎이’ 한풀이라도 하듯 선방쇼를 선보이며 조국 크로아티아를 4강에 진출시켰다.
픽퍼드와 수바시치는 12일 오전 3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놓고 '골키퍼 대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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