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강도 높은 '인적 쇄신'에 나서자, 퇴진 임원들이 즉각 반발하는 등 '인사 후폭풍'이 불고 있다.
김 회장이 임원 인사 등을 통해 당초 예상보다 더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자, 퇴진 임원들은 모임을 갖고 공개 입장을 표명하는 등 반발에 나선 것이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4일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조직 쇄신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한 DGB금융지주`DGB대구은행 임원 17명 중 11명의 사표가 인사위원회에서 수리됐다. 이는 여러 악재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취임한 김 회장의 개혁 의지와 맞물렸지만, 인위적인 '특정계열 배제'라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6개월 만에 퇴진하게 된 임원 4명은 최근 2차례 가량 김 회장을 찾아가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에 사표가 수리된 임원 상당수는 9일 낮 전체 모임을 갖고 향후 방향을 논의한 뒤 공개 입장을 표명할 태세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이번 인사를 '특정학교 죽이기 사태'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퇴진 임원은 최근 모임을 가진 뒤 "이번 인사는 인적쇄신이라는 명분에 전혀 맞지 않는 특정학교(대구상고`영남대) 출신 죽이기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 평가하며 "이로 인해 직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특정학교 쏠림 현상은 많이 완화됐다. 총 17명의 지주`은행 임원 중 8명에 달하던 대구상고 출신은 이번 인사로 3명으로 줄었다.
지주와 은행 임원 17명 중 유임된 임원은 6명에 불과했고 재신임에 실패한 대다수 임원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전임 회장의 측근인사로 알려졌다.
퇴진 A임원은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며 HIPO(하이포`High Potential)라는 임원선임 시스템을 표면에 내세웠지만 명확한 세부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상위 감독기관의 요구사항이라며 전 임원의 사표를 제출받았다"고 주장했다.
B 임원은 "지난해 연말에 선임된 임원(상무) 4명의 경우 박인규 전 회장이 선임했다는 이유만으로 박 전 회장 측근으로 분류됐고, 이번 인사에서 명확한 퇴임사유도 밝히지 않았다"면서 "실질적인 강압에 의한 사표 제출과 그에 따른 퇴임 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이들은 "지주와 은행의 임원인사 과정에서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김태오 회장은 외부에 보여주기식이 아닌 소통과 내부화합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은행의 경우 부점장과 직원 중 대구상고, 영남대 출신 직원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으나 마치 '주홍글씨'가 새겨진 죄인의 처지가 돼 의욕상실은 물론 앞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직원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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