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호우피해 西일본 '특별재해지역' 지정…사망 110명 넘어서

폭우에 곳곳서 숨가쁜 구조작전…"도와달라" 요청 폭주

일본 정부는 서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폭우 피해 지역을 '격심재해(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해 정부 예산을 투입해 복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열린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피해 지자체가 재정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응급 대응 및 복구를 할 수 있도록 재정조치를 강구하라"고 말했다.

이는 피해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해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의미다.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되면 재해복구 비용 가운데 최대 90%를 중앙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

NHK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는 사망 112명, 행방불명 79명, 중태 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112명은 2011년 태풍 12호, 2004년 태풍 24호가 강타했을 당시 각각 9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이후 태풍이나 폭우로 인한 피해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구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도 현지 언론을 통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지지통신은 9일 폭우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마비초(眞備町)에서 주민들이 소방헬기나 보트 등으로 구조되는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한 70대 주민은 2층 베란다에서 구조되기 전까지 "수건을 7시간 동안 계속 흔들었다"며 "한신(阪神) 대지진을 경험했지만 이번 폭우는 정말 무서웠다"고 당시의 위기 상황을 털어놨다고 통신은 전했다.

마비초에선 한때 최대 1천850여 명이 고립돼 건물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고 NHK가 전했다.

소방당국과 자위대 등은 지난 8일 노인 보건시설에 남겨진 입소자 등 약 80여 명을 헬리콥터를 이용해 구조했으며 인근 병원에선 인공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 등을 우선해 구조활동을 펼쳤다.

마비초 지역에선 지인이나 가족을 구하겠다며 스스로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이들도 목격됐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지인의 가족을 구조했다는 40대 남성은 "자동차로 가면 1~2분이면 될 것을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며 "도와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보트에 더 탈 수 없으니 조금만 버텨달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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