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사망, 이웃들 "터질게 터졌다", 빈소 "안타까운 발걸음 이어져"

8일 낮 12시49분쯤 경북 영양군 영양읍 가정집에서 난동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양경찰서 영양파출소 소속 김선현 경감(51)가 집 주인 아들인 백씨(4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현장에는 외부인들의 툴입이 통제되고 있다. 엄재진 기자
8일 낮 12시49분쯤 경북 영양군 영양읍 가정집에서 난동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양경찰서 영양파출소 소속 김선현 경감(51)가 집 주인 아들인 백씨(4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현장에는 외부인들의 툴입이 통제되고 있다. 엄재진 기자

8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조현병(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웃의 흉기에 찔려 결국 숨졌다는 소식에 영양읍 동부리 사고발생 마을 주민들은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며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경찰관의 사망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이 마을이 직간접적으로 집중 거론되자 '부끄럽다'는 반응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그동안의 흉흉했던 마을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백 씨는 지난 2011년 1월 25일 폐지를 줍는 과정에서 이를 말리던 환경미화원 오모(당시 52) 씨를 주먹 등으로 폭행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만기 출소한 상태였다.

백씨는 출소 이 후 영양읍 일대에서 여러 차례 난동을 부리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등 주민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는 최근까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달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백씨를 돌보던 80대 노모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퇴원을 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백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데 최근 약을 먹지 않아 증상이 심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흉기 피습 사건 직후 백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주민 A씨 등에 따르면 "수시로 고함을 지르거나 집안의 물건을 파손하는 등 행패를 부려 이웃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며 "최근에는 조현병 약 조차 먹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를 불안함이 있었다"고 했다.

8일 낮 12시49분쯤 경북 영양군 영양읍 가정집에서 난동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양경찰서 영양파출소 소속 김선현 경감가 집 주인 아들인 백씨(4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현장 곳곳에는 숨진 경찰관의 핏자욱이 남아있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뉴스1]
8일 낮 12시49분쯤 경북 영양군 영양읍 가정집에서 난동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양경찰서 영양파출소 소속 김선현 경감가 집 주인 아들인 백씨(42)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사건 현장 곳곳에는 숨진 경찰관의 핏자욱이 남아있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뉴스1]

한편, 경찰은 9일 고(故) 김선현(51) 경위에 대해 1계급 특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날 김 경감 빈소가 차려진 안동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안타까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경찰 생활을 안동에서 했던 김 경감의 사고 소식을 접한 안동지역 경찰들조차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허탈해 했다.

고 김선현 경감는 안동 출신으로 1992년 3월 순경 공채에 합격해 경찰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14년 경위로 승진할때 까지 안동에서 근무하다 순환보직 근무를 위해 영양에서 1년간 근무했었다.

이듬해 안동경찰서로 자리를 옮긴 그는 지난 1월 다시 영양경찰서로 근무를 자원했다가 불과 6개월 만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고 김 경감는 26년간 경찰에 몸담으며 경찰청장 표창을 비롯해 행정발전유공 등 모두 14차례의 표창을 수상했다. 평소에도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의로운 경찰로 인정받았으며, 조직 내에서도 돈독한 동료애와 그 능력을 인정받아 신망이 두터웠던 경찰관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김 경감는 평소 축구 동호회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경찰뿐 아니라 사회적 인간관계도 두터워 사고 소식을 접한 많은 지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김 경감의 유족으로는 미망인 이동희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빈소는 안동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8시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10시 영양군민회관에서 경북지방경찰청장장으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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