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1년 3월 6일'
괌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다시 설명하면 숨겨진 보물 괌이 인류에 처음으로 소개된 날이다. 16세기 인류는 '신대륙'이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닻을 올렸고 서양 강국들은 세계 일주를 통해 다양한 국가를 발견하게 됐다. 그들이 발견한 보물 중 하나가 바로 '괌'이다. 처음 괌을 발견해 점령한 곳은 스페인이었다. 이후 미국과 일본이 번갈아가며 지배하다가 최종적으로 미국의 자치령으로 편입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괌에는 스페인·미국·일본의 문화가 혼재돼 있다. 가장 오랜 기간 괌을 지배한 스페인의 영향 때문에 가톨릭을 믿는 인구가 가장 많다. 또한 미국의 영향을 받아 가장 많은 수가 영어를 쓴다. 짧은 지배기간이지만,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일본의 역사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괌이다.
◆괌의 역사

포르투갈 태생의 스페인 탐험가 F.마젤란(1480~1521)이 1519년 스페인 국왕의 지원을 받아 빅토리아호 등 배 5척을 이끌고 세계 일주를 시작했다. 마젤란 일행은 1521년 3월 6일 괌 남부해안의 우마탁마을에 도착했다. 이들은 배를 정박하며 수리할 곳을 찾았고, 3일간 괌에 머물며 괌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코발트 빛 몽돌해변과 푸르른 야자수, 과육이 넘치는 열대과일 등은 그들의 오감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괌에 살고 있던 차모로족은 그들을 극진히 반겼다. 처음 만난 이민족이지만, 차모르족은 그들의 성품대로 음식을 대접하고 필요한 재료를 공수해주며 친절을 베풀었다. 3일간 배를 고치고 대접을 잘 받은 스페인 탐험가들은 아름다운 괌을 영원히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고, 그들은 결국 괌을 지배하에 넣은 뒤 333년이란 긴 세월을 지배하게 됐다.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으로 미국에 귀속된 괌은 1941년 태평양전쟁으로 일본에 점령된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 국민들을 괌으로 강제이주 시킨 뒤 온갖 고초를 겪게 하기도 했다. 1944년 미국이 다시 괌을 탈환한 뒤 1950년 괌 자치령을 선포하면서 지금까지 그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
◆피지배 역사 관광지

괌의 수도인 아가나 중심지에는 '스페인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원래 스페인 총독이 거주했던 궁전이지만, 태평양전쟁으로 대부분 파괴돼 현재는 일부 유적만 보존된 상태다. 이 광장 바로 옆에는 아가나 대성당이 서 있다. 1699년 괌에 설립된 최초의 성당으로 순백의 외관이 일품이다. 성당 앞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 서있다. 1981년 그의 방문을 기념해 동상이 세워졌는데 이 동상이 재미있는 것이 모든 곳에 축복을 준다는 의미로 하루에 360℃ 회전을 한다.

파세오공원은 차모로어로 '수사나의 산책로'라는 뜻이다. 바다로 돌출된 반도형 인공 공원이다. 1944년 일본의 점령에서 벗어난 괌은 하갓냐 마을의 전쟁 상흔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바다를 매립한 뒤 그 위에 아름다운 공원을 조성했다. 이 공원은 야구장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 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휴일이면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들도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이 공원 끝자락에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을 본떠 만든 높이 5m의 여신상이 서 있다. 이 여신상은 1950년 미국 보이스카우트가 창립 40주년을 기념에 괌에 선물한 것이다.
◆차모로족의 역사

괌에는 역시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 이들은 차모로어와 함께 영어 등을 혼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원주민은 코코야자와 카카오, 사탕수수, 커피, 쌀, 옥수수, 열대성 과실 등을 재배하고 있다.

관광영역에서도 차모로족은 전통의 복원과 재현 등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나 공원 등지에서 전통가옥을 재현하고 전통의상을 입고 관광객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차모로빌리지다. 이곳에서는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야자수로 만든 수공예품이 판매되며 괌 특유의 매운 고추로 양념 된 전통 바비큐와 레드 라이스 등을 맛볼 수 있다.

차모로족과 관련된 최고의 관광명소는 바로 '사랑의 절벽'이다. 이 절벽의 스토리는 스페인 점령 때로 거슬러 오른다. 차모로족의 족장 딸과 차모로족 남성이 뜨겁게 사랑에 빠졌는데 집안에서는 여자를 강제로 스페인 장교에 결혼을 시키려고 했다. 그들은 너무나 사랑했기에 죽음을 택했고 투몬 비치 절벽 끝에 서서 긴 머리를 서로 묶은 뒤 바다에 그대로 몸을 던지게 됐다. 둘은 바다 속으로 사라졌고 훗날 이 절벽은 'Two Lovers Point', 즉 사랑의 절벽이라고 불리며 현재까지 전 세계 수많은 연인들의 필수 여행지로 손꼽힌다. 연인이 이곳에 설치된 종을 함께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고대 차모로족이 남긴 유물 중 하나가 '라테스톤'이다. 기원전 500년경부터 집을 짓고 살았다고 전해지는 차모로족은 열대성 폭우를 피하기 위해 돌기둥 위에 집을 지었다고 한다. 보통 6~8개의 돌기둥이 두 줄로 서 있는 것을 보고 라테스톤이라고 부른다. 돌기둥 위에 반원형 모양의 돌을 얹어 그 위에 집을 짓는데 기둥은 '할라기', 그 위에 돌은 '타사'라고 부른다. 아직까지 라테스톤 위에 그들이 어떠한 형태로 집을 지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지만 그 유물이 차모로족의 유구한 역사를 증명하면서 또 하나의 관광요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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