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이제 관객연구가 필요하다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관객들이 그 공연을 통해 뭘 찾아러 왔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공급자 중심의 공연은 수요자들인 관객에게 환영받기 힘들다. 수십년 전에 비해 관객들의 공연예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관람 태도와 수준 또한 많이 높아졌다. 어떤 관객들은 전문가 이상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공연이 끝난 이후에 각종 SNS를 통해 리뷰를 단다. 이 리뷰는 때로는 공연의 향후 흥행성적표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시대적 흐름 자체가 관객 중심의 공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조정웅 극단 마인 대표

기록상으로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된 공연예술은 현대에 이르며 큰 변화와 발전을 이뤄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같은 극작가들, 스타니 슬라브스키와 같은 연출자들, 케네스 브레너와 같은 배우들이 배출되었다. 연기법 혹은 연출법들도 연구가 되면서, 여러 가지의 메소드들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예술에 대한 연구들은 많았으나, 정작 관객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구의 여러 공연예술 단체들이 관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공연예술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대구는 뮤지컬, 오페라, 호러공연 예술제 등을 필두로 2015년 통계청 기준으로 17개의 공연예술 축제를 열고 있는 도시이다. 이는 부산보다 많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관객 연구의 필요성을 인지할 시기라 여겨진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부분은 통상적인 통계학 연구가 아닌 예술경영 혹은 예술의 메커니즘 측면에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어떤 부분에서 웃음이 유발되며, 눈물을 자아내는지 그리고 탄성이 터지는지를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서양권에서는 관객 연구가 시작되었고, 인문학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뮤지컬 공연의 전 세계 최선봉에 서있는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에 가면 관객들이 정확히 어떤 부분을 원하고 있는 지를 알고 있다. 세계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 무대는 수 톤에 달하는 대형 샹들리에가 객석으로 떨어지고, '미스 사이공'은 공연 중에 실제 전쟁터 속에 헬기가 뜨고 내린다. 이 뮤지컬들을 처음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놀라움' 그 자체다. 이런 장면은 관객에 대한 큰 투자다.

대구도 공연예술 도시를 표방하려면 좋은 공연예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고, 동시에 공연예술가들의 메커니즘적인 발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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