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 귀향을 꿈꾸다 30살 젊은 나이에 도시 농부가 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대구 북구에 사는 정윤경 씨. 농사에 문외한이던 그가 지금은 8평 남짓 텃밭을 가꾸는 어엿한 농부가 되었다. 지난 4월부터 대구 북구 농업센터 그린나래에서 도남저수지 텃밭을 분양받아 농사를 시작한 정윤경 씨를 만나봤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부모님도 귀향을 꿈꾸고 저 역시 주말농장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그린나래 현수막을 봤어요. 바로 신청했죠.
▷농사 관련한 경험이 있나
-전혀 없었어요. 감사하게도, 그린나래에서 흙 관리와 밭다지기, 비료 만들기 등 농사에 필요한 실질적 지식과 정보를 교육받았어요.
▷그린나래만의 특징이 있다면
-흙을 살리며 밭을 일군다는 점이에요. 사람 이익만을 위해 밭을 가꾸지 않고, 흙과 사람 모두를 위해 농사를 짓는 거죠. 흙과 농부, 모두가 건강하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농사 규칙이 있다면
-1. 비닐 사용 금지 2. 천연 비료 사용 3. 직접 만든 농약만 사용. 흙 살리는 '친환경 농사'를 지키는 규칙이죠.
▷실제로 비료와 농약도 직접 만드나
-그럼요. 달걀노른자와 식용유를 일정 비율로 섞어서 잡초제를 만들고, 식초와 쌀뜨물로 비료를 만들어요. 흙이 건강하니, 건강한 흙에서 나는 열매는 말할 필요도 없이 건강하죠.
▷텃밭 분양 조건이 있다면
-1인당 8평~10평을 분양받아 1년 사용해요. 1년마다 갱신할 수 있어 경쟁자만 적다면, 몇 년 더 하고 싶어요. 특별한 자격 조건은 없어요.

▷심는 작물은?
-상추와 애호박, 동생이 좋아하는 고구마와 감자도 심었어요.
▷도시농부 장점을 꼽자면
-텃밭이 집과 가깝다는 점과 농사 교육부터 수확까지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6주간 교육을 수료했더니 물뿌리개와 낫도 선물로 받았어요.
▷농사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입맛이 바뀌었어요. 육식을 즐겼는데, 채소를 키우다 보니 채소 먹는 비율이 늘더라고요. 직접 키운 애호박 넣은 된장찌개를 특히 즐겨 먹어요. 고기 없인 상추도 안 먹었는데, 요즘엔 된장찌개에 상추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 합니다. 일상에 활력소도 생겼어요. 예전에는 일 마치면 집에서 쉬기 바빴는데, 요즘엔 적어도 이틀에 한 번, 짧게라도 꼭 밭에 왔다가 가요. 몸은 지쳐 있어도 밭에 오는 그 시간 자체가 치유이자 기쁨이거든요.
내리쬐는 뙤약볕에 더위를 탓할 만도 한데 1시간 남짓 텃밭을 보살피는 정윤경 씨 입에는 줄곧 미소가 머금어져 있다. 돈 주고 사 먹는 채소와 정성으로 보듬어 키운 채소를 먹는 마음이 어찌 같을 수 있을까. 바쁜 일상에서도 애정 쏟을 곳이 있기에 살맛 난다는 그에게 도심 속 작은 텃밭은 분명 소소한 행복 그 이상이다.
문의 도시농업센터 그린나래 053-326-0645, http://cafe.daum.net/cityfar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매일신문 디지털 시민기자 이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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