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라이온킹' 이승엽 없이 올 시즌의 절반을 보냈다. 우려했던 대로 이승엽의 은퇴 공백은 넓디넓었지만 그의 빈자리를 메워준 선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포스트 이승엽 시대'의 첫해, 삼성 중심 타선을 중간 점검했다.
이승엽은 지난 시즌 은퇴 투어를 치르는 와중에도 페넌트레이스 144경기 중 단 9경기를 제외한 135경기에 출장했다. 이는 전 경기 출장한 구자욱, 박해민에 이어 팀 내 3위에 해당하는 출장수다. 지난해 만 41세의 나이로 팀 내 최고참이었던 이승엽은 자신보다 14~17살 어린 선수 못지않게 꾸준히 타석에 들어섰다.
타석에서의 활약도 은퇴를 앞둔 선수답지 않았다. 팀 내 타율 5위(0.280), 출루율 3위(0.347), 장타율 3위(0.517)를 바탕으로 홈런 2위(24개), 안타 4위(132개), 타점 3위(87점)를 기록했다. 이승엽의 지난 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최종 1.18로 나왔는데, 이는 대체 선수에 비해 1.18승을 더 거뒀다는 의미다.
이승엽이 은퇴한 이후 처음 맞는 올 시즌에 삼성은 다린 러프, 이원선, 김헌곤 등 3인방의 활약으로 그의 공백을 메워갔다. 11일 현재 러프는 전 경기(8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5 출루율 0.415 장타율 0.598을 기록 중이다. 안타(105개), 홈런(19개), 타점(75점)과 더불어 모두 팀 내 1위 기록이다. 전반기 러프는 삼성 타선의 핵이었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노리는 이원석과 김헌곤은 러프를 뒷받침했다. 이원석은 84경기에 나와 팀 내 타율 4위(0.306), 출루율 2위(0.383), 장타율 2위(0.515), 홈런 3위(13개), 타점 2위(58점)를 기록하고 있다. 또 88경기에 나온 김헌곤은 타율 3위(0.311), 출루율 3위(0.380), 장타율 4위(0.437), 홈런 4위(7개), 타점 3위(51점)를 올렸다.
반면 이승엽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4년 80억원에 영입한 강민호는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다. 강민호는 80경기에 나와 타율 0.270 출루율 0.330 장타율 0.472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14개를 쏘아 올리며 러프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라 있지만 득점권 타율이 김상수(0.197) 다음으로 낮은 0.214로 쳐 줘야 할 때 쳐주지 못하는 모습이 잦았다.
'차세대 라이온킹' 구자욱도 '원조 라이온킹' 이승엽이 막상 은퇴하자 지난 시즌보다 못한 모습이다. 지난 4월 옆구리 부상 탓에 62경기 출장에 그친 구자욱은 타율(0.313)과 출루율(0.370)은 준수했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장타율이 0.527에서 0.433으로 1할 가까이 떨어졌다. 홈런도 지난 시즌 총 21개를 때렸지만 올 시즌 전반기엔 단 4개에 그쳤다.
후반기 삼성의 순위 반등을 위해선 러프, 이원석, 김헌곤에 활약에 더해 강민호, 구자욱의 분발이 절대적이다. 후반기 중심 타선에서 이승엽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때, 삼성은 비로소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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