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서관의 변신] (2)문화의 척도가 돼 가는 도서관

‘대구에서 선진국 도서관 문화 뿌리 내리자’

지난해 10월 대구 수성구립도서관이 주최한 수성인문학제 행사 중 범어도서관 일대에서 열린 독서 체험 부스. 지역 주민들이 독서를 통해 인문학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 범어도서관 제공
지난해 10월 대구 수성구립도서관이 주최한 수성인문학제 행사 중 범어도서관 일대에서 열린 독서 체험 부스. 지역 주민들이 독서를 통해 인문학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 범어도서관 제공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도서관이 유아부터 노인까지 삶 속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주거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도서관들이 있으며, 이 도서관은 주중 또는 주말에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지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시설들(음악감상실, 영화관람관, 취미교실 등)을 갖추고 있다. 초·중·고, 대학생들도 학교에서 궁금했거나, 부족했던 학업에 관한 심화학습을 주말을 이용해 도서관에서 해결 가능하다. 더불어 주민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명혜 수성구립 범어도서관 독서문화팀장은 "대구가 도서관 문화로 볼 때는 많이 앞서가는 측면이 있다"며 "타 지역에서도 대구에 있는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주민과 함께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 도서관 과거 100년, 미래 100년

내년(2019년)은 대구 대표도서관인 중앙도서관이 생긴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에 맞춰 대구시는 지역 공동체 문화를 위한 문화 소통 공간으로 498억원(국비 255억원, 시비 243억원)을 들여 대구 대표도서관을 설립한다. 남구 캠프워커 헬기장에 건립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개관은 2021년 7월쯤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재 대구는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도서관 문화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나 운영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대구 대표도서관은 지역 도서관의 맏형이자 시민과 함께하는 도서관으로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

대구의 대표도서관이 대한민국 도서관 문화 척도를 평가할 때,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운영적 측면에서의 창의적 소프트웨어들을 발굴해야 한다.

대구 대표도서관 담당인 대구시 교육청소년정책관 관계자는 "대구 대표도서관 건립을 계기로 NO.1 문화소통공간을 만들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삶 속에 녹아드는 도서관

대구의 몇몇 도서관들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현재도 운영 중이다. 이들 도서관들은 사회병리 현상을 감소시키기 위한 치유 역할도 하고, 노년들의 삶을 위한 활기찬 프로그램도 보급하고 있다. 범어도서관은 치매극복 선도도서관으로서 3층 종합자료실에 치매정보 도서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도서관도 있다. 매주 1회 대구장애인종합복지관, 중앙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가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펼친다. 독서치료가가 직접 찾아가 자폐 장애우 등을 대상으로 우정, 형제애, 경제, 자존감, 가족애, 소중함, 걱정, 화합, 관심 등 삶에서 필요한 지혜를 책을 통해 소개한다.

다문화 프로그램 역시 현시대에 꼭 필요한 도서관의 역할이다. 도서관은 다양한 독서 및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가정이 지역 문화에 적응하고,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문화적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대구의 여러 도서관들은 국비, 시비 등의 지원을 받아 다채로운 다문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세계음식체험 ▷다문화 가족과 책 속에서 '어우렁더우렁' ▷도서관에서 다시 찾은 나 등이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하는 도서관

요즘 도서관은 100세 시대 노인들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범어도서관의 행복한 100세 경영 아카데미가 보기 좋은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국민연금 전문강사를 초빙해 재무 관련(연금제도, 자산관리, 세무상식 등) 강의로 노후생활에 큰 도움을 준다. 더불어 건강, 교양, 인문학 등 다양한 특강으로 노인들의 삶이 윤택해지도록 돕는다.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강좌 역시 스님, 웃음강사, 팝페라 가수, 개그맨, 방송인, 교수 등 다양하게 섭외해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준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직업체험 역시 도서관이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위해 좋은 방향 제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도서관이 지역 청소년들의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이며,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생겨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책으로 입장하는 송년음악회, 책 읽으며 듣는 뮤지컬·오페라, 전시와 영화감상 등 주민들과 소통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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