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지선 흥행, 총선 까지 이어갈까? 지역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 봉합이 관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TK)의 터줏대감인 자유한국당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더불어민주당이 TK 지역위원장 임명에 박차를 가하는 등 2020년 21대 총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은 지선 흥행을 넘어 총선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TK 일부 지역구의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과 결과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등 총선 시동이 삐걱대 지선 흥행이 총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역위원장의 임기는 통상 2년이어서 20대 총선에서 공천받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12~13일 TK지역 25곳의 지역위원회 위원장 중 20곳을 확정했다. 하지만 신임 위원장 자리의 상당수가 지난 지선에서 낙선한 후보로 채워진 데다 기존 지역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물갈이 인선도 있어 집안싸움의 소지가 숨어 있다.

당장 대구의 경우 수성을 지역구에서 갈등 조짐이 내포돼 있다.

수성을 지역위원장에는 지난 지선에서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상식 전 국무조정실장이 선정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같이 경쟁했던 선배님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2020년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총선 채비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반면 탈락한 정기철 전 위원장은 “시간이 없어서 경선도 안 한다 해놓고 다른 지역은 경선을 한다. 더더욱 면접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대구 실세 민주당 정치인에게 눈 밖에 난 것 같다”며 이번 지역위원장 인선을 ‘횡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줄 세우기의 정치적 선택이 결국 힘 있는 그분한테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고민 중”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정 전 위원장은 수성을에서 지난 총선에 출마했으며 지난 2년간 수성을 지역위원장을 맡아왔다.

중남구도 이재용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기존 지역위원장을 제치고 신임 지역위원장으로 선임돼 갈등 소지를 안고 있다.

경선을 치르는 동을도 내분의 잠재적 화약고다.

‘동을’은 대구시장 후보였던 임대윤 전 동구청장과 18·19대 총선에서 동을 후보로 출마한 이승천 전 국회의장실 정무수석의 경선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이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에 나서는 등 공을 들여온 터라 경선 결과에 따라서 갈등을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 이 전 정무수석은 “경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지지자 개개인의 거치 유무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경북의 경우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김현권 의원이 ‘구미을’에 공모했으나 경선도 치르지 못한 채 배제돼 김 의원이 반발하기도 했다. 김 의원 측은 “당혹스러운 결정”이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기존 민주당이 어려울 때 당에 끝까지 남아 헌신한 이들 일부가 위원장 자리에 탈락하면서 '굴러온 돌'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며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치유, 화합하는지가 민주당이 총선을 준비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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