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7일 내홍없이 비대위원장 선출할까…김병준 유력 관측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 관계자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16일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위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 선호도 조사를 했다. 김병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가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열릴 비대위원장 선임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진통 없이 끝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은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주요 안건은 비대위원장 후보 최종 추천과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정이었다. 비대위 권한과 기간도 함께 논의됐다.

애초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해 선호도 조사를 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를 바탕으로 늦어도 17일까지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르면 오늘(16일) 오후나 내일 일찍 후보군을 확정해 별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한 의원은 매일신문과 만나 "의총에서 의원들이 선호하는 비대위원장 후보를 쪽지에 적어 제출했다"며 "분위기를 보니 김병준 교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아마 김 교수가 가장 선호도가 높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권한대행이 선호도 조사 결과 그대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지는 미지수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에서 '참고용'이라는 전제를 달아 선호도 조사를 했지만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17일 전국위에서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한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 등 일부 잔류파 의원과 김 대행 등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이 맞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대행이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개는 '당내 의견을 받아들이고 화합한다'는 뜻으로, 비공개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뜻대로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여지가 있다. 그래서 분란의 씨앗은 남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김 권한대행 사퇴 압박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의견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권한대행은 의총이 열리자마자 지난 12일 의총에서 고성과 막말이 난무한 데 대해 자신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