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울릉군 독도박물관 특별전시실. '한국인의 삶의 기록, 독도'란 이름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곳이다.
전시장 입구는 독도 동도 선착장을 닮았다. 안내 표식을 따라 들어가면 독도 선착장에서 볼 수 있는 동도 몽돌해변이 대형사진으로 펼쳐진다. 그 앞엔 경상북도 독도지표 모형이 서 있다. 1954년 8월 경북도가 설치한 영토 표석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독도조난어민위령비, 한국산악회 독도지표 모형도 있다.
옆으론 빨간색 우체통, '한국령' 각석문, 독도경비대 순직 위령비 모형이 이어진다. 실제 동도 정상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오르면 차례로 만나게 되는 풍경이다. 동도 정상부 암반엔 사람의 이름을 새긴 각석문이 여럿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전시는 현지 인공조형물을 재현해 독도가 오랜 세월 한국인의 삶의 터전이었다는 것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김철환(52) 독도박물관장과 김경도(34)ㆍ유기선(36) 학예사는 이번 전시에 앞서 지난 3월과 6월 2차례 독도에 들어가 인공조형물 전수 조사를 벌였다. 3월 조사 땐 5일간 독도에 머물며 앞서간 이들의 흔적을 찾아 동도와 서도 이곳저곳을 누볐다. 김경도 학예사는 "급경사 바위지대가 많은 데 따른 별다른 공포감은 없었다. 대신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들 3명은 모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김 학예사는 지난해 12월 허리디스크 시술을 받았고, 유기선 학예사는 올해 초 제설작업을 하다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김 관장은 척추관협착증으로 다리가 저려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운이 좋았어요. 인공조형물 조사를 위해 지난해도 4차례나 시도했지만 4번 모두 독도에 접안을 못 했죠. 올해는 첫 시도에 성공했고요. 관절환자 3명이 독도에 들어가 조사를 벌였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지만, 그곳 정기를 받은 건지 이상하게도 독도에 다녀온 뒤 모두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행정직인 김 관장이 조사에 참여한 것도 이례적이다. 30년 경력의 아마추어 사진가인 김 관장은 이번 전시에 사용한 사진 대부분을 직접 찍어 힘을 보탰다.
독도박물관은 1900년 고종이 대한제국칙령 제41호를 통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날인 10월 25일에 맞춰 같은 주제의 연구총서를 낼 예정이다. 내용을 전자문서로 만들어 독도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민 누구나 독도에 갈 수 있지만 체류시간이 30분 안팎이고, 대부분 풍광에 매료돼 기념사진 찍기에 바쁜 모습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 삶의 터전이었던 독도의 역사와 그 중요성을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세 사람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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