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후반기 반격의 열쇠는 '푸른 피의 에이스' 윤성환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의 늪에서 좀체 빠져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던 윤성환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며 후반기 부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올 시즌 윤성환은 16경기에 나와 80이닝(경기당 5이닝)을 소화하면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7.65를 기록 중이다. 통산 윤성환이 전반기에 3승에 그친 건 2004년, 2010년, 2012년에 이어 네 번째지만, 3할 승률(WPCT)은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윤성환의 부진은 세부 지표로도 확인된다. 리그 선발투수를 통틀어 윤성환은 실점 1위(72점), 피안타율 2위(0.348), 피홈런 2위(19개),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 4위(1.75) 등 불명예스런 타이틀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의 성적도 윤성환의 부진과 궤를 같이했다. 윤성환이 '충격의 4연패'에 빠졌던 4월 14일부터 5월 2일까지 삼성 역시 5승 11패 승률 0.313을 기록, 리그 꼴찌로 내려앉는 수모를 겪었다. 결국 김한수 감독은 5월 28일 윤성환에게 2군행을 통보해야 했다.
리살베르토 보니야와 팀 아델만이 비록 기대에 미치진 못하지만 200이닝에 10승을 합작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지켜주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진의 핵심이라 여겼던 윤성환이 '낯선' 부진에 빠지자 삼성으로선 무척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전반기 윤성환의 부진은 예상 밖"이라며 "후반기 윤성환이 제 역할을 해줘야만 삼성도 순위 반등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즌 중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고려하지 않는 홍 단장은 윤성환의 부활을 후반기 반격의 핵심 열쇠로 꼽은 것이다.
다행히 윤성환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무려 두 달 만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윤성환은 경기가 끝나고 "무엇보다 팀 연패를 끊어 기쁘다. 그동안 팀에 도움이 안 된 것이 미안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이날 승리는 윤성환 개인은 물론 팀에도 의미가 컸다. 윤성환은 두산전 승리로 통산 125승을 달성하며 배영수(124승)를 뛰어넘는 삼성 구단 역사상 최다승 투수로 등극했고, 삼성은 이후 4연승 가도를 내달리며 리그 7위로 전반기를 마감할 수 있었다.
윤성환은 박한이, 권오준에 이어 팀 내 최고참 3인방 중 한 명이다. 만 36세의 '노장' 윤성환의 어깨에 삼성의 후반기 순위 반등이 달려 있다. 윤성환이 과연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최고의 칭호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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