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처방 불만' 70대, 병원 진료실 바닥에 불 지르고 흉기 난동

의사와 환자, 간호사 등 3명 다쳐

17일 경산 모 의원에서 70대 노인이 방화를 시도해 간호사 등이 소화기로 진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현장의 모습. 경산소방서 제공
17일 경산 모 의원에서 70대 노인이 방화를 시도해 간호사 등이 소화기로 진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현장의 모습. 경산소방서 제공

의사 처방에 불만을 품은 노인이 경산의 모 의원에서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 불은 초기에 진압됐지만, 자칫하면 의원(2층)이 입주한 상가 5층 건물 전체로 번져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뻔헸다.

경산경찰서는 17일 의원 진료실 바닥에 불을 지르고 의사와 환자 등에 흉기를 휘둘려 다치게 한 혐의로 A(74·경산시 사정동)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경산시 중방동에 있는 모 내과의원 진료실로 무작정 들어가 진료 중이던 의사 B(54) 씨와 환자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사전에 챙겨간 도료 희석제를 진료실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혐의도 있다. 진료실 안에서 소리를 지르고 흉기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려 간호사, 의사 등이 A씨를 끄집어 낸 직후였다.

불이 붙자 간호사들은 병원 내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 등으로 곧바로 껐지만, 이 과정에서 간호사(34) 1명이 발등에 화상을 입는 등 부상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4년부터 한 달에 두세 차례 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몇 개월 전 의사가 기존에 처방했던 혈액순환개선제를 같은 성분의 다른 약으로 바꾼 이후부터 배가 더 나오고 딱딱한 등 부작용이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씨는 사건 발생 전날에도 이 병원을 찾아 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의사가 자신이 원하는 약을 처방해주지 않은 데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A씨를 현조건조물방화와 상해 등 혐의로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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