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그림은 예로부터 전해오던 전통의 계승을 의미합니다."
전통 방패연에 회화를 그리는 이종옥(62) 선생은 연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전통을 이어가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통영 서피랑에서 출생한 이종옥 선생은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방패연 제작기법을 전수받아 40여 년 동안 방패연으로 한우물을 파 온 전통 연 그림 전문가다. 연 그림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이 선생은 전통을 잇는다는 사명감으로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성군세계연축제를 방문해 연 그림에 대해 홍보했고, 안동 등에서 전시회를 하는 등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 선생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서해에서 왜적을 물리치면서 장군선에서 예하 거북선과 판옥선 수장들에게 명령을 내릴 때 사용했던 것도 긴 꼬리 눈쟁이 등의 신호연 30가지였다"며 "방패연이 오래된 우리의 문화인 것처럼 연 그림 또한 그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방패연 연구소인 강호연가도 함께 이끄는 그는 전통문양을 활용한 창작 예술연을 비롯해 용연과 단청연, 태극연, 탈연, 육각연, 삽살이연 등 모두 300여 가지 이상의 방패연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작품이 많아지면서 이 선생의 연 그림에 대한 평도 달라지고 있다.
한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 있는 방패연을 도화지로 삼아 기하학적 도형과 전통 문양 및 갖가지 그림을 표현하고 방패연 구명과 그림이 잘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회화 방식의 시도로 평가받아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창호지와 대나무 살로 만든 방패연은 우리나라 고유의 연이다. 방패연 그림은 목조 한옥을 짓고 단청을 입히는 것처럼 하얀색 방패연 한지에 채색을 가해 한국인의 전통 문화적 정서를 고스란히 입혀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 그림 작품이 인정받기까지 그의 외골수 인생에는 많은 고난과 역경도 있었다.
처음 연 그림을 시작했을 때는 제대로 된 수익이 없어 항상 다른 일과 병행해야만 했고 그 모든 부담과 고통은 가족들에게 돌아갔다. 주변 지인으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서울 석촌호수연대회와 용인백상배연대회, 의성세계연축제, 프랑스 세계연대회 등 국내외 다양한 연 행사에 초청돼 방패연 그림을 출품, 호평받고 있다.
그는 평생을 연 그림에만 매진하겠다는 포부와 후계자 양성이라는 소박한 꿈도 가지고 있다.
이종옥 선생은 "연을 만들고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새로운 연 그림을 만들고 전통연을 복원하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며 "연 그림이라는 분야가 소실되지 않고 꾸준히 계승발전될 수 있도록 많은 젊은이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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