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군 헬기 추락 사고로 해병대원 5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슬픔과 분노가 치민다. 소중한 젊은이들이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어 깊은 애도를 보낸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체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그게 사실이라면 이렇게 되도록 방치한 정부와 군 당국에 분노를 표할 수밖에 없다.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이 해병대 1사단에 인도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어이가 없다. 신형 헬기라면 큰 수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뛰어난 성능과 안전성을 보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헬기의 주 프로펠러(메인 로터)가 통째로 날아간 뒤 추락해 폭발했다는 것이 관계자 증언이고 보면 기체 자체에 뭔가 큰 결함을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주 프로펠러가 이탈하고 고작 10m 상공에서 추락했는데도 폭발로 이어졌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미스터리다. 이런 유형의 헬기 사고는 처음이라는 전문가가 많다고 하니 아무리 최초의 국산 헬기라고 해도 감싸고 돌아서는 안 된다.
‘마린온’은 ‘깡통 헬기’로 자주 도마 위에 오른 ‘수리온’을 기반으로 제작됐기에 처음부터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 육상작전용 헬기를 1년 6개월의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해상작전용 헬기로 개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일부 보도는 ‘수리온’ 탄생 자체부터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리온’은 40년 된 유럽형 헬기 설계도를 사와 미국 엔진과 국산부품 등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헬기로 조롱받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 조사와 원인 규명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수리온’과 ‘마린온’은 군사용뿐만 아니라 소방·민수용으로도 사용될 예정이기에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제2의 사고를 막는 것만이 해병대원 5명의 넋을 기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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