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장 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어느 지역 출신, 어느 지역에서 주로 활동해온 인사가 관장에 선임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미술관 관장을 뽑는데 기존 활동 지역이 선임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2011년 개관한 대구미술관이 지금까지 3명의 관장을 선임해, 대외 인지도와 이미지 구축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대구라는 지역적 정체성 제고나 지역 미술 활성화, 지역 미술인과의 소통은 미흡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대 김용대 관장과 2대 김선희 관장은 타지역 출신이었고, 3대 최승훈 관장은 대구 출신이긴 하나 고교 졸업 이후 타지에서 활동해 지역 사정에 그다지 밝지 않아 소통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는 지역 미술 사정에 밝은 인사가 관장이 돼 지역 미술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타지 출신 관장이 해오다 보니 지역 미술계 사정을 잘 모르고 소통에도 한계가 있어 지역 미술과 작가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중견 미술인은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미술관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 유명작가를 초대해 좋은 전시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술인과 소통해 지역 미술을 발전시키는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미술을 잘 아는 사람이 관장이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 미술평론가는 “미술관 본연의 임무인 지역의 자료를 기록해 보관·연구하는 아카이빙도 중요하다”며 “대구가 근·현대미술의 메카인 만큼 작가들의 생애와 자료를 잘 정리하는 것도 더 이상 늦추면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지 출신은 지역을 아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그동안 타지역 출신이 미술관장을 연이어 맡아 지역 미술을 챙기지 못했고 지역 미술인도 소외되었다는 미술계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에 집착하다보면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며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닌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큐레이터는 “미술관은 경영이다. 따라서 가용 자원을 잘 활용해 최고의 결과물을 내도록 미술관 경영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자질이 있어야 한다. 심미안과 중장기 비전과 안목을 가진 분 등 통합적 시각을 갖춘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맡겨주면 잘할 수 있다’는 자세만으로는 미술관이 당면한 많은 과제를 챙기고, 문화를 누리려는 시민들을 만족시켜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4대 대구미술관장 공모에는 대구 출신 4명과 타지역 출신 3명 등 총 7명이 지원했으며,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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